새끼 훔치는 뱀과 싸웠나?

벼랑에 날개 접고 살던 새들 급한 소리

요란하게 돌과 함께

떨어져 내린다

절벽 절벽 절벽, 끊임없는….

그 아래 텀벙대는 삶이

노을에 잦아진다

황새여울 끝자락쯤에서

나룻배 암초에 걸려

물살에 식은 맘 깎이며

뱅뱅 돈다

`녹`(2001)

동강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려지는 시이다. 우리나라 어딘들 이런 평화경이 없을까마는 동강의 절벽과 그 아래 흘러내리는 맑은 물줄기와 급하게 떨어져 내리는 새들의 비행은 참으로 맑고 깨끗한 평화경이 아닐 수 없다. 물여울 어디쯤 뱅뱅 돌고 있는 나룻배의 풍경도 정겨운 모습이다. 요란하고 분답은 우리의 일상에서 가만히 눈 감고 시인이 그리는 풍경 속으로 따라가 봄직하지 않는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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