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전 외교통상부장관의 딸 특채 파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 같은 논란의 중심지가 국회의사당으로 옮겨붙을 태세다.

지난 20일에는 유 전 장관을 공격했던 노영민 민주당 의원의 아들 노 모씨가 같은 당 소속의 국회 부의장실에 4급 상당 비서관으로 채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노영민 의원의 아들 노 모씨(26)는 홍재형 국회 부의장이 취임한 지난 6월 홍 부의장실의 4급 상당 기획비서관으로 채용됐다. 노씨의 취업은 노영민 의원의 부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고, 특히나 보좌관 직급 중 높은 편에 속하는 4급 상당 비서관에 보좌진 경력이 없는 20대가 채용된 점에서 특혜 논란이 커졌다.

그런가 하면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인 송광호 한나라당 의원은 장녀인 송 모씨를 8년 동안 자신의 5급 비서관으로 채용해 근무시키고 있으며, 같은 당 정양석 의원은 자신의 동생과 조카를 각각 4급 보좌관과 9급 비서관으로 고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구상찬, 백성운 의원이 각각 조카와 아들을 보좌진으로 채용했었으며, 민주당 박은수 의원도 친동생을 5급 비서관으로 두고 있다. 이 같은 특채 논란에는 지역 의원들도 있다. K모 의원의 보좌관은 자신의 매제이며, L모 의원의 보좌관 역시 가까운 친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의원실 관계자는 모두 “이들이 능력이 충분해 채용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동생이든, 가족이든 간에 그 능력이 출중하다면 의원 본인이 채용한다 하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그 문제가 유 전 장관의 특채 파동으로 인해 간단치가 않게 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알게 모르게 여러가지 압박을 받게 된다. 바로 인사에 대한 각종 청탁이 들어오는 것이다. 더욱이 그 청탁의 당사자가 국회의원 당선에 영향을 끼쳤다면 대놓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유명환 장관의 딸 특채를 비판했던 노영민 의원의 경우나, 여타의 의원들도 인사 문제에 있어서만은 자유로울 수가 없는 셈이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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