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주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첨예하게 불거진 `환율 갈등`을 어떻게 중재할지 주목된다.

이번 회의에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공동의장을 맡은 윤증현 장관은 환율 갈등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등 개별 국가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충돌하는 의제에서 `리더십의 묘`를 발휘해야 하는 중대한 숙제를 안고 있다.

윤 장관은 경주 회의에서 `환율 전쟁은 곧 공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요국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히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도 환율 갈등이 G20에서 이슈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외적으로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던 것에서 선회해 의장국으로서 적극적인 중재자를 자임하고 나선 것.

이 같은 입장 선회에는 각국이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을 늘리려는 보호주의 정책을 취한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19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적극 중재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국감 답변에서 “이번 경주 회의에서는 프레임워크 세션에서 글로벌 불균형 의제가 논의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환율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며 “우리는 의장국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정부가 고환율 유지를 위해 인위적으로 환율 정책을 운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밝힘으로써 한국이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통해 통화절상 압력을 흡수하고 있다는 일부 외신들의 의혹 제기를 적극적으로 일축했다.

G20 내부에서 환율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실무진 차원에서 중재가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간에도 환율에 대한 화해 조짐이 일고 있어 우리 정부가 의장국으로서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다면 경주 회의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