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결혼을 앞둔 김씨는 6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모아둔 현금 4천만원과 배우자가 될 부인 박미선 씨(33)의 저축액 6천만원을 합쳐 총 1억원의 현금자산이 있다. 또 맞벌이 부부로 김씨는 매달 200만원, 박씨는 30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어 매월 500만원 정도 고정수입이 예상된다. 이 돈으로 전셋집을 마련하고 남은 돈과 앞으로의 소득을 합쳐 10년 안에 수도권에 방 3개짜리 집을 마련하고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면 유학을 보내는 것이 예비부부의 소박한 꿈이다. 과연 김씨는 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신혼 초는 아직 지출이 적은 시기로 많게는 전체 소득의 60% 이상을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그러나 첫째아이를 임신한 이후부터는 출산비용, 양육비 등 지속적으로 육아비용이 들기 때문에 저축 여력이 감소하게 되고, 특히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쪽이 일을 그만둘 경우 저축 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따라서 첫째아이 출산 전까지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고 주택자금, 노후대비자금, 자녀 교육비 등 중장기 목적자금을 마련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현재 매월 300만원인 소비성 지출을 전세대출금 상환기간 연장과 생활비 절약을 통해 230만원까지 우선 줄여 270만원의 투자자금을 확보한다. 하지만 대부분 신혼부부들은 재테크나 투자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태에서 단기투자나 저축을 통해 종잣돈을 만드는 데만 연연하다가는 자칫 목돈을 잃거나 장기적인 노후대비에 소홀하기 쉽고, 반대로 너무 먼 미래만 생각하고 장기상품에만 투자하다가는 가장 필요할 때 돈이 없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장기와 중ㆍ단기 재테크를 병행해서 효과적인 재무관리를 목표로 해야 한다.

비율상 총적립액의 30%를 장기 및 연금상품에, 70%를 중·단기 투자에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중·단기 투자 상품으로는 적립식펀드 또는 은행 적금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매월 50만원을 각각 적립식펀드와 정기적금에 불입한다. 다만 처음 펀드에 투자할 때는 단기간에 목돈을 얻겠다는 생각보다 주가 곡선(대략 상승 3년, 하락 2년) 흐름에 따라 5년 정도는 투자하면서 상승기와 하락기에 자산을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때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비중을 6대4 비율로 나눠 성장성이 뛰어난 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다. 적립식펀드의 경우 매년 급여 인상분을 증액해 납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펀드투자 초기에는 수익률보다는 금액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주택마련, 노후대비, 자녀 독립자금 마련 등 장기 목적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변액연금보험이나 연금보험과 같이 원금보장과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고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품을 권한다. 변액연금은 10년 이상 가입 시 이자소득에 대해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각종 수수료가 저렴한 데다 중도에 펀드를 변경하거나 수시 인출할 수 있어 유연한 재무설계가 가능하다. 연금보험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바로 `복리의 마법` 때문이다.

만약 연 8% 복리상품에 1억원을 넣어둘 경우 30년 뒤에는 4배가 되는 게 아니라 10배인 10억원이 된다. 변액보험과 연금에 80만원가량을 매달 불입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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