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조건 좋아 경북 산지마다 대풍

잦은 비와 적절한 기온의 `하늘이 내린 기후`로 경북지역 자연산 송이가 대풍이다.

5일 하룻 동안 영덕군에서 13t의 송이가 거래되는 등 최근 도내 12개 시군 산림조합마다 물량이 쏟아지고 가격 역시 kg당 10만원 초반의 안정세를 보이면서 농가와 소비자 모두 즐거운 비명이다.

“영덕은 5일 하루만 물량 13t 쏟아져

“송이맛보자” 공판장·식당 소비자 몰려

◇하늘이 내린 기후에 송이 대풍

지난 여름 계속된 폭염으로 당초 올 가을 송이 작황은 흉년이 우려됐지만 최근 잦은 비와 19~23도의 낮 기온, 습도 등 송이 작황에 적정한 환경이 계속되면서 송이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5일 산림조합중앙회 경북도지회에 따르면 지난 달 20일 봉화를 시작으로 도내 12개 시·군 산림조합에서 이달 4일까지 거래된 송이는 총 87.5t으로 작년과 재작년의 극심한 흉작에서 벗어났다.

4일까지 도내 시군별 생산량은 영덕 29.8t, 울진 11.4t, 청송 9.7t, 봉화 8.5t, 안동 8.3t, 포항 4.2t, 문경 4.1t등으로 지난해와 2008년 같은 기간에 비해 생산량이 급증했다.

영덕은 지난해 같은 기간 2.2t, 2008년 13.6t이 생산되는데 그쳤고 포항도 지난해 0.04t, 2008년 2.8t에 머물렀으며 안동도 지난해 0.5t, 2008년 1.2t을 생산하는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2년 연속 극심한 송이 작황 부진을 겪었다.

도내 첫 공판을 한 봉화에서는 지난 달 20일 133.7㎏이 거래됐으나 보름사이 생산량이 무려 900kg 늘어 4일 하룻 동안 1천204kg(1.2t)이 거래됐다.

영덕은 5일 하루에만 공판장에서 13t이 거래됐고 이날까지 43t이 거래돼 전국 최고 수준의 송이생산량을 기록해 송이 풍년을 실감케 하고 있다.

특히 영덕의 1등급 송이생산량은 강원도 전지역 1등품의 70% 많은 2t에 이른다고 영덕군산림조합을 밝혔다.

◇안정된 가격에 농가·소비자 들썩

5일 영덕군산림조합에 따르면 지난 달 21일 열린 첫 공판에서 송이 공판가는 1등급 1kg에 31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추석 이후 물량이 늘면서 송이 값이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 4일 공판에서 1등급 8만원대, 2등급 6만원대에 거래돼 추석 전에 비해 40% 가량 하락했다.

같은 날 안동에서도 1등급이 12만1천900원, 2등급 8만7천900원에 거래돼 열흘 전인 지난 달 24일 1등급 17만1천900원, 2등급 14만3천원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포항도 4일 공판에서 1등급이 10만8천680원, 2등급이 7만7천260에 거래됐다.

이처럼 송이값이 안정되면서 생산 농가와 소비자 모두 즐거운 비명이다.

영덕군산림조합 공판장을 비롯한 도내 각 공판장마다 늦은 시간까지 송이를 입찰하려는 농가와 구매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며 한우 음식점 등 송이 관련 상가는 매일 저녁 송이향을 즐기려는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영덕 송이공판장에서 만난 이정호(55)씨는 “대구 시내의 대형마트에서 국내산 자연산 송이를 판매하지 않아 저렴한 가격에 송이를 사려고 영덕까지 왔다”며 “예년에 비해 가격이 많이 싸 당초 사려던 양보다 훨씬 많이 샀다”고 뿌듯해 했다.

한편, 5일 산림조합 공판장을 방문한 김병목 영덕군수는 “생산량을 통해 영덕군이 전국 최고의 송이 산지임이 증명됐다”며 “입찰장과 판매장을 별도로 운영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송이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채광주·황태진

권광순·김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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