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한달 뒤 당시 서울주재 러시아총영사관이 자국 외무부에 보고한 안 의사와 관련한 외교문건이 처음으로 한국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1910년 4월 작성된 이 문건에는 사형 직전의 안 의사를 마지막으로 만난 프랑스인 조셉 빌렘 신부가 안 의사의 `우국충절` 정신을 평가한 내용 등이 담겨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30일 “지난 10일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가 보훈처를 방문해 김 양 보훈처장과 만난 자리에서 A4 용지 6장의 안 의사 관련 외교문건을 전달했다”면서 “이 문건은 1910년 서울주재 러시아총영사관에서 본국 외무부로 발송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번역한 결과 정부가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안 의사 유해 행방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안 의사를 마지막으로 만난 빌렘 신부의 증언이 3장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안 의사와 관련한 외교문건을 한국에 전달한 것은 처음”이라며 “러시아정부에서 안 의사 관련 자료를 발굴하고 이를 우리나라에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4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한·러 대화`의 2차 조정회의에서 러시아가 소장한 안 의사 자료 제공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제기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안 의사 서거 100주년을 맞아 러시아가 소장한 비공개 자료를 한국에게 제공한다면 한·러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면서 “당시 크로파체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장이 이 제안을 귀담아듣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왕립도서관내 자료를 찾아 전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