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수제2사회부
칠곡군이 지난해부터 폐지된 공무원 해외 배낭여행을 또다시 시행하자 칠곡지역 공무원들이 위화감 조성 등 각종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칠곡군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군비 1억원을 들여 각 실과 및 읍면 공무원 1명씩, 총 30명을 대상으로 9일간 출장 형식의 해외 배낭여행을 실시했다.

이후 칠곡군은 공무원노조의 반대와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지난해 이 제도를 폐지했다가 올해 다시 부활시켜 오는 11월께 1명 당 300만원씩, 총 5천만원을 들여 해외 배낭여행을 시행할 예정이다.

자신들을 위한 제도인데 칠곡 공무원들은 왜 불만을 쏟아내는 것일까.

물론 해외배낭 여행이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시행목적만 따진다면 이들도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자비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직무와 관련 없는 포상 형식의 관광성 여행을 하는 것은 결국은 군민 혈세 낭비와 수 일간 업무 공백을 가져와 자칫 주민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기 쉽다.

결국 칠곡군이 올해 이 제도를 다시 시행키로 하자 공무원은 물론 주민들은 한푼의 예산이라도 아껴야 할 군이 인근 어느 시군도 시행하지 않는 배낭여행을 부할한다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각 부서마다 1명씩 골고루 선발하던 기존의 기준과 달리 대상자를 군정 업무 표창자 15명만 선정해 직원들의 불만이 높다.

더구나 업무상 표창기회가 적은 민원실 등 비사업부서 직원들은 사업부서에 근무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배낭여행 기회가 적다며 각종 의혹 해소 차원에서라도 배낭여행의 세부계획, 대상자 선발 기준을 공람 등을 통해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 같은 이유로 배낭여행이 오히려 동료 간에 위화감만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칠곡군 해당 부서는 올해 배낭여행은 종전과 달리 15명 한정 인원으로 인센티브부여 방안에서 산불, 환경 등 표창대상자만 추천해 공개통보를 못했다는 등 해명하고 있지만 제도가 보완되지 않는 이상 시민혈세 낭비라는 지적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구미시, 김천시, 의성군 등 인근 지자체의 경우 이미 오래 전 공무원 해외 배낭여행 제도를 폐지한 상황에서 칠곡군이 또다시 제도를 부활할 때는 그만큼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 수 있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다.

칠곡/ nb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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