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자랑스런 한국의 딸들이 28일 오후 인청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 주장 김아름(포항전자여고)이 우승컵을 안고 최덕주 감독과 함께 가장 먼저 공항 출입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기 중이던 수많은 카메라 프레시가 번쩍였고 대한축구협회 및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들과 가족, 수많은 축구팬이 새 역사의 주인공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지난달 20일 한국을 떠날 때는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했지만 39일 만에 세계챔피언이 돼 돌아온 어린 소녀들은 어느새 영웅이 되어 있었다. 입국장에서 선 주장 김아름은 “우리가 이렇게 성적을 냈기 때문이 아니라 항상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구도 관심 가져 주지 않는 척박한 환경속에서 눈물을 곱씹으며 피나는 훈련을 했던 한국 여자축구의 참담한 현실을 이 한마디로 대변했다. 그동안 소외됐던 설움과 하소연이었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았다.

이들 소녀 영웅들은 29일 청와대 오찬,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환영연 및 해단식을 하고 가족으로 품으로 돌아간다.

이어 포항시는 오는 1일 오후 5시 중앙상가 실개천에서 이번 우승의 주역인 포항출신 소녀 3인방(주장 김아름, 골키퍼 김민아, 오다혜)의 선전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환영식을 마련한다.

모교인 포항전자여고를 출발해 포항시내를 가로지르는 카퍼레이드를 펼쳐도 포항시의 명예를 드높인 데 대한 표창패, 장학금, 특별훈련비, 지도자에 대한 감사패도 전달된다. 성대한 환영식은 챔피언에 대한 당연한 예우이지만 늘 그래 왔듯이 일회성 잔치에 그치지 않을까라는 염려가 앞선다.

경북체육회장인 김관용 도지사는 “현실적 어려움을 딛고 세계를 제패하는 쾌거를 이룬 경북의 딸들은 진정한 이 시대의 승리자”라고 칭찬한 뒤 “앞으로 여자축구 육성과 지원에 더욱 적극적인 행정으로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만큼 정부 관계자와 행정지도자, 축구지도자, 정치인들의 약속이 말 잔치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17세의 어린 소녀의 `항상 관심을 가져달라`는 간절한 소망이 장차 원망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