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도 왕따가 있다. 물론 괴롭힘을 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하는 일반적인 왕따의 개념과는 다르다.

다만, 동료의원과의 사이가 냉담하거나 적극적인 친분이 없거나, 또는 예산 편성이나 지역 사업에 대한 큰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차이점이다.

지난 17대 국회에서의 최고 왕따는 고진화 전 의원이었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김용갑 전 의원이 고 전 의원을 향해 “고진화 너 나가”라고 외쳤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러한 의원은 스스로 이야기하기를 “나는 열심히 하고 있으며, 지역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변한다. 어찌 보면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조금은 엇나간 이야기일 수도 있다.

문제는 국회의원의 생활이라는 것이 의원 혼자만의 `개인 플레이`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지역에서도 그러한 의원이 있다. 무소속 정수성(경북 경주) 의원의 경우, 지역 민원을 처리하거나 예산을 배정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종복 전 의원이 지난 8일 당정협의에서 “경주 지역의 예산 편성과 현안 사업의 진행이 2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그 이유다.

무소속이라는 한계점으로 인해, 지역 예산을 협의하는 당의 모임에도 참석할 수가 없다. 또 상임위 배정이나 여야 간의 활동에서 제한을 받는다.

그런가 하면, 지역 의원들과의 관계도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다.

지역의 한 의원은 “정 의원과 오며 가며 인사를 하는 정도”라며 “무소속이라 그다지 친분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경주 관련 사업과 예산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한계가 있다”고 못박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정 의원은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지 마자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 등을 통해 한나라당에 입당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굳이 정수성 의원에 대한 입당 문제를 거론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70석이 넘는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이 굳이 정 의원에 대한 입당 절차를 밟으면서 또 다른 척을 만들 이유가 없는 셈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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