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제간 / 포항대학 관광호텔비즈니스과 교수

문화도시는 국민의 경제 수준의 향상에 따라 문화적 욕구 상승과 맞물려 2000년 이후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됐다. 어떻게 하면 문화예술의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 문화도시라는 목표는 정해져 있으나 어떻게 하면 문화도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이 요구된다. 문화란 협의로는 고급문화나 예술을 의미하지만 광의로는 다도, 공연, 미술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생활양식, 사회적 관계를 포함한 인간 삶의 모습을 통칭한다.

지금까지의 문화도시 개념은 유럽과 같이 풍부한 문화자원을 갖추고 문화를 산업으로 성공적으로 육성한 도시를 의미하지만 물리적 환경을 벗어나 디지털문화, 라이프스타일까지 포함하는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풍부한 도시를 말한다.

다양한 도시문화 콘텐츠가 많아지면 삶의 질이 향상되고 문화, 관광 및 관련 융·복합산업의 발전으로 자연스럽게 문화도시로 발전하게 된다.

이제 포항이 철강 산업 도시에서 화려한 문화 예술의 도시로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포항시는 해양(Ocean)과 인간(Human)의 르네상스를 선언하고 포항문화재단 설립, 시립미술관 개관, 과메기축제, 국제불빛축제, 바다국제연극제, 호미곶해맞이축제 등 연중 끊이지 않는 다양한 지역축제로 `매력있는 문화 예술의 도시, 글로벌 포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 문화를 추종하고 답습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포항이 문화예술의 도시가 될 수 없다. 지역민의 삶, 정체성, 가치가 체화된 지역성의 문화와 삶이 만나고 소통할때 문화 예술로 꽃 피울 수 있다. 서울의 홍대앞 클럽문화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시작된 예술인의 문화지역이라는 가치를 발굴하게 되면서 `홍대앞`은 미술, 음악뿐만 아니라 디자인, 패션, 연극 문화 산업적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외국인들에게 관광지로 인기가 많은 서울 인사동의 전통 문화거리에는 골동품, 서화, 공예품 등이 집결돼 있고 전통적인 옛날 골목과 정겨운 모습을 느낄수 있는 곳이 인사동만의 특성이다. 물론 유일하게 인사동의 스타벅스는 간판이 한글로 쓰여 있다고 하지만은 현대 문화가 들어와서 다른 곳과 비슷해진다면 인사동의 존재의 이유는 사라질 것이다.

도시문화 콘텐츠의 형성을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 가치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콘서트홀,오페라하우스 등은 자생력없는 문화 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 유럽의 문화도시는 박물관, 공연장, 문화산업클러스터 등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지만 한국 도시는 오랜 역사가 있지만 급격한 산업화로 문화 토양이 파괴돼 있다.

그래서 선(先) 도시문화 콘텐츠을 개발하고서 후(後) 문화시설 인프라 건립를 추진해야 한다.

포항의 문화 지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또한 다양하고 풍성한 도시문화 콘텐츠의 확산을 위해 서로 다른 분야와 소통하고 융·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들면, 우리지역에서도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 스스로의 자발적인 시민 문화동아리(클럽)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 이런 문화 활동은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여가시간을 활용해, 이웃이나 동료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도시를 위한 소중한 씨앗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 동아리를 발굴하고 상호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면 시민의 문화적, 예술적 욕구충족으로 시민 사회 저변 확대를 통한 지역문화, 문화도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제까지는 관행처럼 관이나 특정단체가 주도하거나 대리하는 시스템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역민이 앞장서서 주도하고 가꿔 나가는 방식으로 스스로 문화를 즐기고 이를 통해 지역공동체 문화 형성에 주춧돌을 놓는 작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