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모 고교에서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자 이 학교 교사 및 교직원 80여 명이 집단으로 학부모를 고소·고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시교육청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23일 오전 11시께 수성구 모 고교 2학년 김모(16)군 아버지(45)가 술에 취해 일행 2명과 함께 교장실에서 자식의 징계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담임교사를 폭행했다.

김씨는 이날 아들이 물의를 일으켜 지난 7월 학교 측이 등교정지와 전학권고처분을 내린데 항의하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

이날 폭행으로 담임교사는 전치 2주를 진단받았으며 현장에 있던 교감은 충격을 받아 4주의 진료가 필요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상황이 되자 이 학교 교사 및 교직원 80여 명은 지난달 31일 해당 학부모를 상대로 한 `건장한 사람을 동행,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내용의 고소 및 고발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사건 직후 학교 측은 이번 폭행건을 내부적으로 협의한다며 지난 8월30일 시교육청에 말로 보고하는 등 늑장 대처하자 이를 지켜본 해당 학교 교사 등 교직원이 사건해결에 직접 나선 것.

학교 측의 보고가 늦어진 것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담임교사가 상당히 충격을 받은데다 해당 학교장과 담임교사가 이 사건이 밖으로 알려지길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건이 점차 확대되자 “이번 사안에 대해 이미 경찰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를 지켜보겠지만 담임교사가 원할 경우 인사조치를 해주며 교권 존중, 학생 인권에 관한 교육헌장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교사와 교직원이 집단으로 학부모 김씨를 고발함에 따라 조사를 한 뒤 사법처리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으며 대구시교육청도 별도의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