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을 치른 선조가 `이균`이었던 시절에도 많은 견제를 당했으며, 흥선대원군이 장안을 떠돌 때에도 그러했다.
2010년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인 이상득(포항 남·울릉) 전 국회부의장이 공세를 받고 있다. 이유는 `대통령의 큰 형으로, 불법사찰의 배후이자 권력을 남용한다`는 것이 주된 논점이다.
어찌 보면 동생을 대통령으로 둔 인물의 통과의례일 수도 있다. 그것이 우리나라 정치사의 현실이며, 관례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한 지역 의원들의 반응이다. 오죽하면, “이방호 전 의원과 정종복 전 의원이 국회에 없는 것이 SD가 피곤해지는 이유”라는 말들이 나올까.
국무총리실의 불법사찰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또 지난달 있었던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이 전 부의장에 대한 공세가 나오자, 지역 의원들은 일제히 침묵했다.
그러자 이 전 부의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싸울 마음이 없다”고 했다.
지난 18대 총선의 공천과정에서 “왜 감 놔라 배 놔라”하느냐며 반격을 가하던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 전 부의장으로서는 굉장한 섭섭함을 느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계파를 떠나, 이 전 부의장이 있음으로 해서 대구와 경북이 얻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상”이라면서 “지역의 대선배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소장파 VS SD`의 공세가 시작되자, 지역의 친박계는 물론이거니와 SD계 또는 친이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일제히 입을 닫았다.
몇몇 언론에서 이 전 부의장에 대한 옹호 발언을 듣기 위해, 이들 의원에게 접근했으나 “그것은 이상득 의원의 개인적인 문제”라는 답변도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불법 사찰 문제가 영포 목우회 문제로 확대되고, 이것이 지역 의원 전체의 문제로 번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나오는 몸사리기”라는 게 주변 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국, 정치라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는 셈. 그런데 지난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지역의 한 의원의 “지역에 정(情)이 없어져 간다”는 말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