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개각에 대한 당내 분란으로 열띤 토론의 장으로 변모할 것이라던 30일 연찬회는, 전날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이재훈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생각하지도 않았던 `공부 모드`로 바뀌었다.

친박계의 이혜훈 의원은 한 마디로 “김이 샜다”는 표현을 거론하기도 했으며, 홍사덕(대구 서구) 의원은 “이미 김태호 총리 후보와 장관들이 자진사퇴를 했는데, 어떠한 이야기가 더 필요하겠느냐”고 말했다.

친이계의 안효대 의원 역시, “이미 모든 상황이 끝난 상태라, 더 이상 이야기할 것이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때문인지, 이날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는 때 아닌 `공부`를 위한 연찬회가 됐다.

조현순 CEO리더십 대표의 `양성평등과 소통`, 이지송 LH공사 사장의 `LH공사 재무 현황과 대책`, 심명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2011년도 예산안 및 세제개편` 등의 강연에 열띤 참여와 토론을 벌인 것. 이는 각 계파의 이해득실과 당과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차면서 혼전양상을 보였던 이전의 연찬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특강에서는 지역 의원들의 참여가 많았다.

주성영(대구 동구갑) 의원은 “예산안과 수요안을 가지고 와서 (장관이) 국민들을 상대로 이런 식으로 강연을 진행하면,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경제정책을 잘하고 있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다른 곳에서 강연을 할 적에는 이런 식으로 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정희수(경북 영천) 의원은 “정부가 세제개편을 진행하면서 자영업자들에 대한 과세특례로 접근을 하는가 하면, 부자들에 혜택을 주면서 반대로 담배값을 인상하려는 등 반서민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이는 당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갖는 것으로, 야당의 공격에도 대응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도 “이명박 정부에서, 수도권 규제완화의 후속으로 지역균형발전과 동서균형발전을 위해 30대 선도 프로젝트를 선정했지만, 4대강 사업에 밀리고 있는 느낌”이라면서 “4대강으로 인한 지방의 SOC사업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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