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람관음보살도, 18세기 벽화로는 유일

어람관음도 실물(왼쪽)과 그 추정도(오른쪽)
경주 불국사 대웅전 후불벽에서 18세기 조선시대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관음보살도 2점이 새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성보문화재연구원(원장 범하스님)을 통해 추진 중인 `사찰건축물 벽화 조사사업`의 하나로 불국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웅전 후불벽에서 후대에 덧칠한 호분(胡粉)에 가린 관음보살도를 적외선 촬영을 통해 새로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조사 결과 그림은 오른쪽이 흰옷을 입은 관음보살을 그린 백의관음살도(白衣觀音菩薩圖)이며, 왼쪽은 물고기를 담은 바구니를 든 관음보살을 묘사한 어람관음보살도(魚籃觀音菩薩圖)인 것으로 드러났다. 크기는 2구 각각 세로 4.3m, 가로 1.8m 안팎이었다.

도상(圖像)에 나타난 특징으로 볼 때 그림은 18세기에 그린 불화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이 중에서도 물고기 바구니를 든 어람관음보살도는 양산 신흥사 벽화(17세기)가 있기는 하지만, 18세기 벽화로는 유일하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기록에 의하면 불국사 대웅전은 1765년에 중창되고 2년 뒤인 1767년 4~6월에 벽화를 그렸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그림은 이때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번 정밀조사 결과는 최근 완료됐으며, 올해 말 발간 예정인 `한국의 사찰벽화(경북 남부편)` 보고서에 수록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그간 일반적으로 진행했던 벽화에 대한 사진촬영·상태기록 외에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과학적 분석조사(적외선 촬영, 안료분석)가 더해져 보다 진일보한 조사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문화재청에서는 이를 계기로 사찰벽화에 대한 과학적 분석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향후 사찰벽화의 보존을 위한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윤종현·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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