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양동마을이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주민 대부분이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전통 취사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다 마을 시설 대부분이 화재에 취약한 목조와 초가건물이어서 곳곳이 화재 사각지대다.

16일 경주시에 따르면 양동민속마을은 402동의 목조건축물이 있으며 이 중 초가건물은 79개 동이다.

이런 가운데 마을 주민 대부분이 연료로 나무를 사용하고 있으며 마을 전체가 야트막한 야산으로 둘러싸여 전반적으로 화재에 매우 취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주민 대부분은 60대 이상 노인들로 아직도 아궁이를 사용하고 있어 부주의에 따른 화재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실제로 지난 2008년 1월과 지난해 9월 두 차례 화재가 발생해 건물 2동이 전소하는 피해를 입었다.

하외마을과 달리 마을이 야산과 바로 인접한 지리적 위치도 화재 위험을 부추기고 있다.

봄과 늦가을 건조한 시기에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될 경우 자칫 마을 전체가 화마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 마을에는 소방용수시설 31곳, 비상소화장치 20곳, 각 세대별 소화기 비치 등 기본 소방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목조건물이 대부분인 마을 특성상 작은 화재도 자칫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어 사각지대 등에서 화재가 날 경우 이 같은 장비는 무용지물이 될 확률이 높다.

김동규 경주소방서 예방홍보담당은 “양동마을 화재에 대비해 CCTV를 설치하고 관계기관의 방화순찰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윤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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