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레사 행적 에피소드 위주로 엮어

`빈자의 어머니`로 불리며 콜카타의 빈민굴로부터 전 세계에 이웃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 마더 데레사.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곁에서 오랫동안 고해성사 신부이자 통역을 지낸 오스트리아 성직자 레오 마스부르크 신부가 쓴 테레사 수녀 이야기 `우리 어머니, 마더 데레사`(민음인 펴냄)가 나왔다. 책은 첫 만남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마더 데레사의 행적을 에피소드 위주로 엮었다. 마더 데레사의 실용적인 기질,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는 재능, 유쾌함과 미소, 결단력, 청빈한 일상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당시 거의 불가능했던 모스크바, 쿠바, 니카라과 등지까지 펼쳐진 선교활동과 공산권 지도자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설득하는 마더 데레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젊은 통역 신부가 할머니 같은 테레사 수녀를 따라다니면서 나눈 대화들은 위트가 넘치고 유쾌하다. 이 젊은 신부는 테레사 수녀의 고해신부이기도 했으며 냉전시대 공산권에서 테레사 수녀의 특별사절로서 갖가지 미묘한 임무를 맡았다.

마더 데레사로부터 자기 할머니를 떠올렸다는 저자는(마더 데레사보다 서른여덟 살 아래이다) 대학 시절 처음 마더 데레사를 만난 뒤 서품을 받자마자 마더 데레사의 통역 임무를 받아 모스크바, 아르메니아 등지에서 수행을 시작하게 된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 그의 인간적이고도 개인적인 면모, 실천 의지, 감동적이고도 유쾌한 일화들이 따뜻한 필치로 담겼다.

가장 가까이서 본 모습을 그린 만큼, 그가 복잡한 신학적 문제들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아주 소박하고 짧은 문장들로 말했던 방식, 인생의 실천적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직접 찍은 16쪽 분량의 화보가 책 속에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민음인 刊, 김태희 옮김,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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