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인규제2사회부
각 지자체가 지역발전 견인의 방편으로 기업유치를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고 있지만 상주시와 같은 중소도시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 내 기업이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왕성한 기업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시청 등 관계기관의 전향적 자세와 시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이 전제돼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는 여론이다.

당국의 밀착 지원을 비롯한 주민들의 애정은커녕 질시와 음해가 판을 치고 유언비어가 난무하면서 기업은 경영 외적 부분에서 큰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부담을 안기는 신규 기업뿐만 아니라 토착기업도 마찬가지라 기업유치는 물론 기존 기업을 붙잡아 두는데도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상주지역 기업유치 1호라 할 수 있는 K사는 몇 년 전 청리 공단 내 공장부지 문제를 놓고 매입단가가 맞지 않아 타 지역으로 이전을 결정했다가 혹독한 여론에 휘말린 적이 있다.

이는 기업의 목적이자 존재 이유인 이윤 추구를 도외시한 소아병적 지역 이기주의의 산물로써 지금도 이 회사와 관련된 또 다른 부지 문제가 표류 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에서 성장한 대형 건설사 등 토착기업도 사실과는 전혀 다르게 심심하면 부도설이 나돌고 인신 공격적 악성루머가 균사체처럼 퍼져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를 한 사례도 있다.

여기에다 선거철만 지나면 근거도 없는 수십억원의 정치 헌금설이 그럴 듯 하게 포장돼 회자되는 바람에 해당 업체가 곤욕을 치루는 등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역내 L사의 한 간부는 “대도시 같으면 아무 일도 아닌 사소한 문제도 지역내에서는 침소봉대 돼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된다”며 “회사를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로 옮겨갈 계획도 조심스레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생리를 잘 아는 사람들과 많은 시민들은 “기업도 당연히 지역민과 함께 가야 하겠지만 기업유치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앞으로의 기업유치나 기존 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보다 넓은 안목으로 기업하기 좋은 풍토를 만들어 주는 것이 관계기관과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며 기업을 끌어들이기에만 열중할 것이 아니라 먼저 기업이 우리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오랫동안 장수할 수 있도록 여건부터 갖추는 배려를 먼저 베풀어야 할 때다.

상주/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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