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범대구지방보훈청 보훈과장
8월 15일은 제65주년 광복절이다. 그리고 동시에 8월 29일은 경술국치 100년을 맞는 날이기도 하다. 8월은 이렇듯 우리 민족에 있어서 나라를 되찾은 기쁨과 나라를 빼앗긴 슬픔을 함께 되새겨봐야만 할 참으로 의미있는 달이다.

광복절은 반만년 역사 가운데 나라의 주권을 완전히 다른 민족한테 빼앗겼던 35년이라는 긴 어둠의 터널 같은 힘겨운 세월을 걷어내고 `광복(光)`이라는 말 그대로 우리 겨레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빛을 다시 찾은 날이다. 현재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많은 애국선열의 굽히지 않는 독립투쟁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민족사에서 가장 치욕적인 시기였던 일제 35년 동안에 선열들께서는 국내외에서 치열한 독립운동을 전개했으며 결국에는 조국광복을 이뤄 냈다. 오직 민족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삶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고난의 길로 이끌고 들어가면서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가시밭길을 당당하게 걸어나간 수많은 선열이 흘린 땀과 피의 대가로 얻어낸 열매인 것이다. 파란과 형극의 길을 걸으며, 오로지 대한조국의 광복을 위해 위국헌신 하신 선열들의 애국 혼이 이 뜨거운 8월의 산하에 서려 있는 듯하다. 횃불을 높이 들고 겨레의 등불이 되었던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세월이 가고 계절이 바뀌어도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그리고 광복 이후 북한의 침략으로 온 국토가 초토화되고, 또 IMF의 경제위기 등 광복 후 반세기가 넘는 격동의 세월 속에서도, 우리의 이 같은 민족적 저력으로 어느 민족보다도 짧은 기간 내에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정치적 민주주의도 꽃피울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이러한 선열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나라 사랑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국내외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가보훈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보훈이야말로 우리 근현대사의 시대정신이었던 독립정신과 호국정신, 그리고 민주정신을 나라 사랑하는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국가공동체의 유지 발전의 기본 분야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라와 겨레를 위해 공헌하고 희생하신 분들에게 보답하고 그 뜻을 널리 기리는 일은, 한나라와 민족이 자긍심을 갖고 살아나가게 하는 기초이자 원동력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일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와 생활 속에 뿌리내리지 못하면 소용없는 일이다. 우리 주위의 조그마한 일에서부터 진정으로 독립유공자의 숭고한 나라 사랑 정신을 본받아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자. 국가의 소중함을 아는 건강한 사회, 민족정기가 바로 서는 광복 65주년이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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