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책 정부`에 애만 끓이는 선원가족들
“中정부는 면담까지 요청했다는데…” 분통

55대승호가 북한에 나포된지 사흘째를 맞은 10일까지도 정부가 대승호 송환과 관련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자 대승호 선원가족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임광수(55) 수산정책실장은 박승호 포항시장, 김영태 수협중앙회 지도관리이사 등과 함께 10일 오후 1시55분께 포항수협에 마련된 대승호 조기송환 대책위원회 사무실을 방문, 김칠이 선장 부인 안외생(58)씨 등 선원가족 4명과 함께 면담을 가졌다.

그러나 임 실장은 “농수산부 본부에 대책반도 구성했고 관계부서에서도 예의주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임 실장은 또 “현재 남북관계가 특수한 상황이어서 정부 또한 신중하게 대책을 검토 중인 만큼 인내력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안외생씨는 “대승호가 나포된지 사흘이나 지났는데도 정부는 선원들의 위치와 안전여부 등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정부가 내놓는 답변은 항상 검토중이다. 위치파악 안된다는 것 뿐이라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안씨는 또 “특수상황인것은 알겠지만, 선원가족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느냐”며 “중국 정부는 자국 선원 3명과 관련해 북한에 면담까지 요청했다는데, 우리정부는 북측에 전통문도 보내지 않고 있는게 너무 답답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9일 대책위를 방문해 선원가족 앞에서 공동위원장을 맡아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몇시간 만에 이를 취소했던 박승호 포항시장 또한 이 자리에서 정부의 입장만을 되풀이하기에 바빴다. 박 시장은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차피 선원들은 돌아온다. 시간의 문제이니 만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 선원가족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조기송환대책팀장을 맡고 있는 김영태 수협중앙회 지도관리이사 또한 “조바심낸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대승호가 북한 영해를 침범했는지 확인도 안되는 상황에서는 선원가족들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수협과 어민들이 정부에 조기송환 대책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영목(60) 갑판장의 아들 동근(32)씨는 “통일부에 문의를 해도 기다리라고만 하고, 도대체 정부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정부의 무대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안외생씨는 “선원가족들은 3일째 뉴스 자막만 바라보고 있다. 하루가 10년같아 마냥 기다릴 수가 없다. 정부가 하루빨리 무슨 답이라도 내놓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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