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호 선장 부인 안외생씨 “정부에 내는 탄원서에 희망 걸뿐”

55대승호 북한 나포 이틀째인 9일 오전 김칠이(58) 선장 가족들은 포항수협 2층에 마련된 대책위원회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답답하고 착잡한 심정을 쏟아냈다.

김 선장의 부인 안외생(58)씨는 둘째딸 수진(34)씨, 큰 사위 이규형(36)씨, 김 선장의 외조카 우동윤(52)씨와 함께 상황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남의 일인줄만 알았던 사건이 갑작스럽게 우리가족의 일이 돼 있어 당황스럽고 답답하기만 하다”며 울먹였다. 집안에만 틀어박혀 TV뉴스만 접하기에는 너무 답답해 상황실을 찾았다는 안씨는 “내가 바랄것이 뭐가 있나. 하루빨리 남편과 선원들이 무사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것밖에 더 있나”라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안씨는 나포 당일인 8일 오전 9시43분에 남편으로부터 부재중전화가 와 있었지만, 조업 후 취침시간임을 감안해 별도로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관계당국으로부터 확인전화를 받고서야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됐다는 말을 하며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안씨는 “남편이 어제 오후 1시께 위성전화를 통해 `원산항으로 간다. 걱정하지 마라`는 말을 했고, 내가 다시 `어쩌다 그런일이 생겼냐`고 되물었지만 남편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고 전화가 끊겨버렸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안씨는 김 선장이 대승호에 승선했다 함께 나포된 중국인 선원 3명에 대해서도 많은 애정을 쏟은 사연도 이야기 했다.

지난해 7월과 지난 6월 한국으로 건너온 3명의 중국인 선원들이 거주하는 자택 인근 숙소를 매일같이 방문해 먹을거리와 건강을 챙겼다고 했다.

남편과 다시 전화통화가 되면 건강상태부터 묻고 싶다는 안씨는“포항수협에서 어민들과 함께 정부측에 조기귀환 대책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대승호에 함께 탄 기관장 김정환(52)씨와 갑판장 공영목(60)씨의 가족들도 애타는 심정은 마찬가지였다. 김정환씨의 형 낙현(54)씨는 “뉴스를 접한 뒤부터 포항수협 측에 상황을 확인하고 있는데, 처음 이런 일을 겪다보니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애를 태웠다.

9일 오전 대책위를 방문한 공 갑판장의 아들 동근(32)씨는“청천벽력 같은 지금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우리 가족들은 아버지가 무사히 건강하게 돌아오시기를 바랄 뿐이다”고 밝혔다.

선원 이정득(48)씨는 본인의 휴대전화가 꺼져 있었고, 이씨의 가족들도 포항수협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중국주부산총영사관은 9일 포항수협에 전화를 걸어 거펑치(38·지린성), 첸원싱(37·허베이성), 순펑(37·랴오닝성)씨 등 중국인 선원 3명의 안부를 물은 뒤 여권 사본을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배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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