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꽃은 빙점하에 피는 뜨거운 꽃

허공에 뿌리내린 불가해의 꽃

차가운 하늘에서 빛나기 위해

별이 스스로 뜨거워지듯

땅의 가장 차가운 곳에서 피는

하늘의 가장 뜨거운 꽃이여

사랑의 비등점은 빙점에도 있으니

그 사랑에 꽃피우기 위해

오랜 눈물 버리고 차가워지려니

… ( 시의 일부분 인용 )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2003)

정일근의 시적관심은 밝고 뜨겁고 화려한 것에 있지 않다. 차갑고 어둡고 보잘 것 없는것에서 그의 시는 시작한다.

이 시는 `뜨거운 사랑`에 대한 역설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별이 차가운 하늘에서 빛나기 위해 스스로 뜨거워지듯이 서리꽃은 차가운 빙점하에서 피기 위해 얼마나 스스로 뜨거워져야만 하는 것일까. 이 역설이 이 시의 요체요 정수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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