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캐플런· 엘런 캐플런 `뇌의 거짓말`

우리를 낭만적 사랑에 빠뜨리는 알 수 없는 힘은 무엇일까? 그 근본 원인은 기생충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번식 과정에서 우리의 게놈을 교묘히 섞어 기생충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본능이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자손들은 전염병에 노출되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용에 따라 우리는 자신과 다른 면역 체계를 가진 사람에게 끌리게 된다. 1995년의 한 실험에서 이를 증명했다. 스위스에서 실시된 이 실험에서는 남성 피험자들에게 티셔츠 하나를 사흘 내내 입고 있도록 한 다음, 여성 피험자들에게 그 티셔츠의 냄새를 맡고 그중 가장 매력적인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여성들은 면역 체계가 자신과 가장 다른 남성을 선택했다.(책 298~299쪽)

`뇌의 거짓말`(이상미디어 펴냄)은 뇌과학, 인지과학, 행동경제학, 신경 경제학, 진화생물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토대로 비합리적인 경제적 선택 등 오류를 범하기 쉬운 인간의 본성을 살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작가이자 영화제작자인 마이클 캐플런과 역사가인 엘런 캐플런.

모자지간인 이들은 충동구매, 도박, 초자연현상, 군중 광기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판단 오류를 일으키는 원인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정치인 등 권력자들이 부도덕해지기 쉬운 이유를 호르몬과 연관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정치인들이 선거 운동 기간에 머리를 숙여가며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해놓고도 막상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라는 것. 세로토닌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호르몬.

사람들이 권력을 얻어 인정받게 되면 세로토닌 수치가 높아지게 되고 점차 기고만장해져서 약자를 배려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이상미디어 刊, 이지선 옮김, 1만4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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