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구보타 시게코 `회고록` 출간
알려지지 않은 백남준 흔적 재구성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고(故) 백남준(1932-2006)의 아내 구보타 시게코(久保田成子) 여사의 회고록 `나의 사랑, 백남준`(이순 펴냄)이 출간됐다.

연인으로, 아내로, 예술적 동반자로 백남준과 40여 년을 함께 한 그녀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비디오 아트의 거장 백남준의 삶과 예술 세계, 둘 사이의 내밀한 이야기를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다.

이 책에는 1964년 유럽 전위예술계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던 백남준의 도쿄 쇼게츠홀 공연에서부터 2006년 비디오 아트의 거장으로 타계하는 순간까지, 살을 맞대고 살아온 사람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백남준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 둘 사이의 내밀한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백남준은 일본, 독일, 미국, 한국 등을 무대로 활동했던 세계적인 예술가였지만 이제껏 그에 관한 전기적 사실이 제대로 정리된 적이 없다. 이 책은 백남준과 거의 반평생을 보낸 아내의 회고를 통해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백남준의 행적과 흔적을 찾아 그의 삶을 재구성한다. 이를 통해 열여덟 나이에 고향을 떠나 세계를 떠돌며 유목민으로 살아온 백남준이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가 되기까지 겪어야 했던 드라마보다 극적인 삶이 드러난다.

구보타 시게코는 백남준의 사적인 삶을 지켜본 아내이기도 하지만 플럭서스(Fluxus) 운동에서부터 비디오 아트를 함께한 예술적 동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녀의 회고는 단순히 백남준의 삶을 재구성하는 데만 머무르지 않는다. 또 비디오 아트에 본격적으로 몰입해 들어가는 백남준의 엄청난 집중력과 탁월한 상상력, 그리고 한계를 모르는 정신세계를 지켜본 장본인이기도 했다. 이는 그녀의 회고가 `추상`으로 머물던 백남준의 작품세계에 살을 붙이고 온기를 불어넣어 그의 예술에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나의 사랑, 백남준`

이순 刊,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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