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름다움 속에 숨어 있는 슬픔

슬픔 깃들지 않은 아름다움의 공허함

그걸 깨우친 건 그의 노래들

결코 내 것이고 싶지 않았던 스무 살

숨죽여 부르는 노래마다 묻어나는

칼날 같은 적의를 허공에 휘두를 때

서투른 분노로 베어지는 건 없다고

…(중략)…

접고 접어 아주 작아져버린 슬픔을

보일 듯 안 보이게 영혼에 숨기고

시냇물보다 낮게

미풍보다 여리게

슬픔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다스려 가만가만 눈뜨게 하는

노래의 힘을 가지리라고

`물고기가 온다`(2004)

노래는 아픈 마음을 치유해주고 달래주는 힘이 있다. 조급한 마음을 느긋하게 만들어주며 슬픔을 아름다움으로 치환시켜주는 힘이 있는 것이다. 어두운 과거의 얘기가 삽입되기도 하지만 노래는 희망과 미래를 예고해준다. 시인은 그런 노래의 힘을 역설하고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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