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공석인 포항스틸러스 사장 보좌역을 놓고 포항시와 포항시의회, 포항스틸러스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포항시의회 의원의 몫처럼 굳어져 있는 보좌역이라는 점에서 6대의회가 개원함에따라 지난번과 같이 의원의 몫으로 돌아갈지 여부는 지역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포항스틸러스는 지난 3월 4일 주주총회를 열어 임기만료된 한명희 단장 후임으로 포스코 출신 최헌태 단장을 선임했다. 대외적으로는 단장업무를 수행해온 한단장의 본래 직급은 보좌역. 이에 따라 한단장의 임기만료와 함께 최헌태 단장이 선임되면서 현재까지 사장보좌역은 공석중인 상태다.

포항스틸러스는 지난 1995년 포스코 구단에서 독립법인(시민구단)으로 전환한 뒤 시민대표성을 명분으로 단장자리를 포항시 몫으로 내줬다. 당시 포항시는 시민대표성의 적격자로 포항시의회를 선정했다. 최영만 전포항시의회의장이 초대 시민대표 단장을 맡은 이래 11년째 포항시의원이 단장직을 차지해 왔다.

이 과정에서 스틸러스 단장직은 포항시의원 몫으로 굳어졌고 급기야 고액의 연봉이 보장되는 단장자리를 놓고 시의원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포항스틸러스는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내부적으로 단장직을 사장보좌역으로 변경시킨 뒤 이번 주총에서 포스코 출신 임원으로 단장직을 갈무리해 버렸다.

포항스틸러스는 시민구단으로서 대표성문제가 제기되자 보좌역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선임권은 포항시와 상의해 결정하겠다며 선임권을 포항시에 넘겨주는 모양새를 갖췄다. 당시 지방선거기간이 겹쳐 있었고 지방선거가 끝난 뒤 신임 시장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현재까지 공석상태다.

공은 포항시에 넘어와 있고 포항시장이 단장 결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동안 사장 보좌역은 전문성을 갖춘 역량있는 인사를 공개 영입해 대외협력업무를 맡겨야 한다거나 단지 시의원이란 이유로 보좌역에 무혈입성하는 관례는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같은 여론에도 시의원들은 포항스틸러스 보좌역은 당연한 시의원 몫으로 내심 욕심을 내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항시장은 현재 이같은 포항시의회의 무언을 압력을 무시하고 공개모집의 여론을 듣기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결정이 쉽잖은 상태다.

포항스틸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보좌역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여러차례 포항시와 협의를 했고 시에서 좋은 방안을 제시하면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체육회 관계자는 “포항스틸러스 사장 보좌역은 포항시의원의 전유물이 되다시피해 있는 것은 잘못됐다”며 “공개모집을 통해 능력있는 사람을 뽑든가 아니면 아예 무보수 명예직으로 여러 명을 선임해 봉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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