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대형마트로 대변되는 외지 대형유통업체가 대구시내 유통시장을 공략하며 토종 상권을 고사시키고 있다. 이들 업체들의 대구시내 진출은 최근 들어서도 계속되며 골목 상권까지 잠식해가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대다수가 수도권에 본사를 둔 외지기업들로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대구시 동구 율하지구의 `롯데쇼핑프라자`가 개점 후 연일 고객들이 넘쳐나면서, 인근 상권을 고사시킬 뿐 아니라,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의 주요 채널이 될 것이란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롯데쇼핑프라자의 개점 이후 인근 지역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마트와 소규모 아웃렛은 30~40% 매출이 줄어드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고 반야월 시장 등 주변 전통시장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대형마트 입점은 새로운 고객과 신규 소비 수요를 창출하는 효과도 있지만, 기존 상권의 고객을 빼앗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율하지구 롯데쇼핑프라자 개점으로 대구에서 2개의 백화점(대구점, 상인점)과 2개의 복합쇼핑몰(롯데영프라자, 롯데쇼핑프라자), 15개의 SSM(기업형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또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에도 내년 하반기 대규모 아웃렛 매장을 열 계획이다. 게다가 대구 4차 순환도로 밖에 건설 중인 대규모 상가에 롯데마트가 입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롯데 때문에 빠져나가는 지역자금은 갈수록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대형유통점 대부분 기업들이 본사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자금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현재의 기업시스템에서는 본사가 지역으로 이전해 오지 않는 한 자금유출을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지역자금 유출을 지속적으로 방치해 지역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지역차원에서 마련할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지역자금 유출 방지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유출되는 자금보다 더 많이 외부에서 역내로 가져오는 방안이다. 즉 국내외 대기업의 본사를 유치하거나 지역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을 많이 키워 해외나 타지역 진출을 통해 자금을 유입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방안들이 실제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장치마련과 대구시를 비롯한 일선 자치단체들의 강력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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