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명 시인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아가씨인 Y는 늘 시선을 끈다. 그녀는 매일 새로운 옷을 입고 자신의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는 감각이 있다. 그런 모습은 사무실에 활력을 주며 그녀 자신에게도 꾸준히 새로운 것을 향해 열심히 추구하는 열정, 자신감, 생기발랄함을 더해준다. 여성의 자신감과 활력은 자신의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고 감각 있게 개발해가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Y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남성들의 시선을 끄는 것 그것이 여성의 목표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만큼 여성으로서 `아름답다`는 가장 `눈부시도록 가치 있게 보인다`는 것이야 말로 여성으로서 승리요 기쁨이요 가장 살아있는 생생함이 아니겠는가.

친척 중 한 분은 처녀인데도 유방암으로 절제수술을 하고 난 뒤 푹 꺼져버린 가슴 때문에 결국 연애나 결혼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고 노처녀로 살아가고 있다. 여성으로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탓이다. 그러나 레이첼 나오미 레멘 이 지은`할아버지의 기도`라는 책을 읽어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오후 3시 경이었다. 바닷가의 간이 탈의실 문을 열어젖히고 긴 파마머리를 한 중년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흰색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흰색 비키니는 몸무게를 10~15킬로그램까지 적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자신만만한 걸음걸이로 천천히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바다로 갔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매우 우아했다. 대화에 열중하던 남자들이 입을 다물고 그녀에게로 눈길을 던졌다. 프레스비 놀이를 하던 젊은 여자들도 멈춰 서서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 나는 이 광경을 보며 완벽함과 진정한 성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배웠다.”

이 글 뒤에는 클래어라는 유방절제수술을 한 한 여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물론 유능한 정신과의사이며 상담사인 레이첼 나오미 레멘은 이 여성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 찾게 해준다. 결국 클래어는 결혼상대자인 피터를 만나고 그 여자의 콤플렉스는 완전히 치유된다.

“그녀는 돌아서서 내게 등을 보여주었다. 꽃들은 등 뒤까지 피어있었다. 마치 미풍에 흩날리듯 자연스러운 꽃 문신이었다. 그녀의 몸은 감동적일 정도로 아름다웠다. 어떤 남자든 그런 여자를 꿈에서도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의 아내는 사십대 중반이다. 그런데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날씬하고 예뻐졌다. 나는 그런 아내를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예쁘다`라는 말로 칭찬한다. 주변 사람들에게서도 만날 때마다 칭찬을 듣는다. 그 말이 듣기 좋아 더 자신을 가꾸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나이에 맞고 우아한 그리고 아름다운 옷과 신발, 화장, 몸가짐 이런 것들을 가꾸어가는 모습 자체가 아름답게 여겨진다. 아내에게도 생의 활력이 되고 나에게도 그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화장과 성형에 대한 집착이나 다이어트에 대한 열망이나 스키니진을 입고 싶어 하는 것이나 미니스커트의 짧아짐이나 이 모든 것이 반드시 눈꼴사납다거나 지나치다거나 해서 욕을 해댈 대상은 아닌 것이다. 진정한 성의 충만함은 사회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넘치게 하는 것이다.

TV에 자주 나오는 이시형 박사는 이 에너지를 세로토닌이라고 하는 우리 두뇌에 분비되는 물질로 설명을 하는데 성적 희열을 느끼는 경우 가장 많이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즈음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시형 박사는 이것은 개개인의 성만족도와 관계있다고 설명한다. 외국의 경우 성만족도가 70%라면 우리나라는 10%도 안 된다고 한다. 왜 10%도 안 되는 걸까? 여성이 아름답게 외모를 꾸미는 것을 `여자가 너무 예쁘면 팔자가 사납다`며 금기시하면서 오히려 기생과 사창가를 만들고 이면에는 더 음란한 모습을 갖추며 살아온 우리사회의 `감추는 성문화` 때문이 아닐까. 오히려 이 음란함을 햇볕에 내어 말리면 아마도 완전한 성적 희열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 힘으로 여성이나 남성이 순리대로 서로를 사랑함으로써 우울증 없는 나라, 자살률이 가장 낮은 나라, 출산율이 높은 나라, 행복한나라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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