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저주`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까지 우승을 노리던 독일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다. 독일은 8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더반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대회 4강전에서 후반 28분 스페인의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바르셀로나)에 헤딩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8강전까지 화려한 공격축구를 선보였던 독일은 스페인의 짧은 패스에 좀처럼 경기를 풀어나갈 기회를 잡지 못했고, 전반 30분께 첫 슈팅을 시도할 정도로 수세에 몰리다 끝내 준결승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스페인이 독일에 패한 장면은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을 떠올리게 한다.

독일은 4년 전 독일월드컵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승부차기(4-2승)로 물리쳤지만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에 연장혈투 끝에 0-2로 패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독일은 8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아르헨티나를 무려 4-0으로 꺾으면서 내심 우승을 기대했지만 스페인의 치밀한 그물망 수비에 막히면서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두 대회 연속 아르헨티나를 8강에서 물리쳤던 독일은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패하는 `아르헨티나의 저주`에 발목이 잡히고 만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통계를 보면 월드컵 무대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팀은 다음 경기에서 패한다는 `아르헨티나의 저주`가 존재한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도 네덜란드가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제치고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브라질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보다 앞선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도 루마니아는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를 3-2로 물리쳤지만 8강에서 스웨덴에 승부차기로 무너졌다.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2002년 한일월드컵을 빼고는 1994년 대회부터 계속해서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아르헨티나를 물리친 팀은 다음 경기에서 패한다는 `아르헨티나의 저주`가 이번 대회까지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