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골·신성계곡 굽이마다 원시자연 절경에 `탄성`

자연 속 삶의 여유가 묻어나는 신선의 세계 청송. 청송군 산자락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는 바로 계곡이다.

주왕산의 원시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한 절골계곡은 물론 석빙고에 들어선 듯한 얼음골계곡, 삿갓을 세워놓은 듯한 아름다운 천제봉과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의 시원한 협곡 월매계곡, 붉은 바위절벽·백석탄 등 원시자연을 고스란히 굽이굽이 휘감아 도는 신성계곡이 대표적이다. <편집자주>

맑은 물·울창한 숲·바위 풍광 빼어나

절골은 시원한 바람에 등골이 `오싹`

여름 섭씨 32℃이상이면 얼음 얼어

◇청송8경의 제1경 신성계곡

적벽 풍광에 무더위도 쉬어간다는 청송8경의 제1경 신성계곡은 산 전체를 붉은색으로 물들인 적벽이 장관이다. 물길이 휘어지는 곳마다 들어선 적벽은 가히 소동파의 적벽부와 견줄 만하다. 산중 계곡에서 탁족을 즐기는 것만큼 손쉽고 확실한 피서도 드물다.

청정계곡을 이리저리 굽이치는 계류에 발을 담그면 무더위는 어느새 딴 세상이 된다. 수정처럼 맑은 물과 울창한 숲, 너럭바위를 거느린 계곡은 풍광이 매우 빼어나다.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신선의 호사`를 여유롭게 누릴 수 있다.

낙동강 상류에 자리, 도로와 마주하고 있어 접근이 쉽지만 물가로 내려서기는 만만찮다. 이 때문에 아름다운 경치를 벗 삼아 즐기는 드라이브 코스로 더욱 유명하다.

계곡으로 내려서는 첫 번째 장소는 안덕면 신성리 방호정(경상북도 민속자료 제51호) 인근. 계곡이 시작되는 곳이다.

신성마트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쪽으로 들어서면 철교 건너 절벽 위에 방호정이 앉아 있다. 방호정은 조선 광해군 11년인 1619년에 방호 조준도가 어머니의 묘를 볼 수 있는 곳에 `ㄱ`자로 세운 정자다.

순조27년인 1872년 후손들이 방대강당 4칸을 더 지어 후학을 양성하는 장소로 사용해 왔다. 방호정 철교를 건너 왼쪽으로 내려서면 신성계곡 물가로 이어진다. 청송의 대표특산물인 사과밭이 늘어선 언덕에 이르면 신성계곡의 아름다운 절경이 한눈에 잡힌다. 물길이 휘어지는 곳에 자리한 붉은 바위절벽이 압권. 절벽 건너편에는 자갈밭으로 이뤄진 쉼터가 있다.

적벽은 고개를 넘어 만나는 삼거리에서 근곡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삼거리에서 길안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신성계곡이 품은 백석탄을 만난다. 계류 중간 중간 흰 돌이 솟아있는 풍광이 장관이다. 백석탄은 7천만년 전에 발생한 화산활동의 결과물로 용암이 빠르게 흐르다 굳은 모양새가 이채롭다. 백석탄을 제대로 보려면 사유지로 들어서야 한다.

백석탄 이정표가 있는 김태중(74)씨 집을 거쳐 간다. 안덕면 복리가 고향인 김씨가 이곳에 자리 잡은 것은 5년 전. 백석탄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기 위해 길을 만들고 갈대와 잡풀 다듬고 꽃을 심고 가꿨다.

◇청송8경의 월매·절골 계곡, 그리고 얼음골

월매계곡(月梅溪谷)은 현동면 월매리에 위치해 마치 삿갓을 세워놓은 듯한 아름다운 천제봉과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과 시원한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깨끗한 물과 바위, 나무들을 품어 안은 생동감 넘치는 숲은 자연의 이치와 신비에 다시금 경외감을 가지게 해 주는 곳이다.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계곡 주변에 용암사라는 사찰과 임진왜란 때 고두곡(高斗谷)선생이 피신했다는 단서굴(대명굴)이 있으며 울창한 경북대부속자연학습림도 이곳에 있다.

지난 1976년 우리나라 열두 번째로 지정된 주왕산국립공원 내에 외주왕이라 불리는 절골계곡과 얼음골은 수십억년으로 추정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처음 석병산이라 불렸던 때의 자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천혜의 절경을 이룬다.

주왕산에서 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부동면 이전리에 맑은 물과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이룬 계곡이 절골이다. 옛날에는 이곳에 절이 있었다고 해서 절골이라 불리었고 이곳에서부터 가메봉·왕거암(909m)으로 향하는 한적한 산행코스가 시작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사람의 발길이 뜸했으나 최근에 널리 알려지면서 명소가 됐다. 암벽을 사이에 두고 골바람을 맞으며 들어가는 절골은 맑은 물과 시원한 바람으로 한여름에도 등골이 오싹하다.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때 묻지 않은 정경 그대로가 펼쳐져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곳이다.

절골에서 좀 더 남쪽으로 피나무골 소공원을 거쳐 20여분 차를 달려가면 영덕 옥계계곡과 맞닿은 부동면 내룡리 얼음골에 다다른다.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해 산새들이 한가히 지저귀는 곳으로 입구에 웅덩이가 있는데 한여름 섭씨 32℃ 이상이면 얼음이 얼고 기온이 올라갈수록 얼음이 두껍게 얼어 자연의 신비를 더해주고 있다. 올해는 벌써 6월 중순경 첫 얼음이 얼어 얼음골의 신비는 명확한 설명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얼음골 주변은 마치 석빙고 속에 있는 것처럼 겨울옷을 입고 있어도 더운 줄 모르며 이끼 낀 바위를 감싸고 흘러내리는 청산 옥계수에 손을 담그면 마치 얼음같이 차다.

소백산맥 줄기에 이어진 만학천봉 굽이굽이는 기암괴석의 절벽을 이루고 혹은 다정스런 능선을 이루기도 해 그 장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얼음골 석빙고 바로 밑의 절벽 이름을 원자바위라 하는데 옛날 어느 원님이 말을 타고 마을 순시차 절벽을 넘다가 말과 함께 절벽 밑으로 떨어져서 원자바위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이 원자바위에 지난 1999년 청송군이 1억2천만원을 들여 완공한 62m 높이의 인공폭포는 매년 겨울 전국빙벽등반대회와 아이스 클라이밍 월드컵대회가 내년 1월부터 5년간 열릴 계획에 있어 클라이머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장유수기자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영동고속도로→원주IC→중앙고속→서안동IC→영덕방향→청송

◆부산에서 경부고속도로→도동분기점→대구~포항고속도로→북영천IC→청송

◆대구에서→중앙고속→의성IC→길안→청송

숙박·음식 등 기타 문의는 청송군청 문화관광과(054-870-6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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