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양학동에 사는 김모(27)씨는 얼마 전 친구를 만나기 위해 대구를 다녀왔다. 자가용 대신 대중 교통을 이용한 그는 포항과 대구의 택시요금 차이를 한껏 피부로 느꼈다.

김씨 생각에는 포항에서보다 대구에서 거의 두 배 먼 거리를 택시로 이동했는데 요금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자체별로 택시요금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현실적인 체감에 다소 뜨악하고 말았다.

현재 경북지역 택시요금은 도(道)에서 개인택시조합 등 택시 단체들의 용역 자료 등을 검토·심의 후 각 지역의 상황에 맞춰 시·군별로 지침이 내려진다. 다만 사업구역 외 요금이나 수요가 적은 시골로 주행하는 택시에 대한 복합할증 요금은 재량에 맡겨진다.

광역자치단체별로 요금 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대구와 포항은 2km까지 택시 기본요금이 2천200원으로 동일하다. 그러나 시간·거리 병산 요금은 대구가 시속 15km 초과시 150m 당 100원, 15km 이하 36초당 100원인 반면 포항은 145m 당 100원, 35초당 100원으로 책정돼 있다.

교통정체 없이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주행하게 되면 기본요금 구간을 벗어나면서부터 미터당 요금이 주로 적용되며 차량정체 및 신호대기 시에는 시간당 요금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 그야말로 교통상황과 도로체계에 따라 달라지는 체계인 셈이다.

이날 김씨는 대구에서 비교적 먼 거리를 막힘없이 달리는 택시를 이용한 덕에 요금 부담을 크게 줄였고, 포항과의 요금 차이를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도시와 중·소도시, 경제규모, 인구 등에 따라 택시요금에 차이가 있지만 `어느 때와 어느 장소`를 만나느냐에 따라서도 승객의 표정도 덩달아 바뀔 수 있다.

한편 대구와 포항시에는 각각 1만7천70대와 2천868대의 택시가 등록된 상태로, 두 지역 모두 인구 대비 택시 공급 과잉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명은기자 km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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