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준결서 격돌, 스페인에 유로 2008결승서 진 아픔

2008년 6월30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결승에서 `전차군단` 독일과 `무적함대` 스페인이 만났다. 승자는 스페인. 전반 33분 터진 간판 공수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무관의 제왕`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던 스페인이 44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의 한을 푼 순간이었다.

스페인이 월드컵과 유럽선수권대회 등 메이저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1964년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가 마지막이었다.

반면 대회 최다 챔피언(1972, 1980, 1996년) 독일은 통산 네 번째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아 스페인이 우승컵인 앙리들로네컵에 입맞추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독일과 스페인이 2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세계 최정상을 가리는 무대이다. 두 팀은 8일 오전 3시30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더반 스타디움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독일은 2년 전 패배를 갚아주겠다고, 스페인은 2년 전 좋은 기억을 되풀이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동안 독일과 스페인은 토너먼트 대회에서 상반된 행보를 걸었다.

독일은 메이저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온 `토너먼트 대회의 절대 강자`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월드컵에서 17차례나 본선에 진출했고, 세 차례(1954, 1974, 1990년)나 정상에 오르며 브라질(5회), 이탈리아(4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준우승도 4회나 된다.

결승 진출 횟수는 브라질과 함께 가장 많다.

1라운드에서 탈락한 1938년 프랑스 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대회에서는 최소 8강 이상은 나아갔다.

이번 대회까지 15회 연속 8강 진출 기록도 세웠다.

반면 스페인은 늘 우승 후보로 꼽히고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원년이었던 1930년 우루과이 대회 이후 이번 남아공 대회까지 13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1950년 브라질 대회의 4위가 최고 성적이다.

그나마 스페인의 `메이저대회 울렁증`을 씻어준 것이 2년 전 유로2008의 독일이었다.

독일은 스페인과 역대 A매치 전적에서 8승6무6패(27득점 22실점)로 한발 앞서 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세 차례 맞대결을 벌여 독일이 2승1무로 앞섰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페인이 독일에 2연승을 거뒀다.

유로2008 결승 때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가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이번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에서는 비야가 건재하다. 비야는 이번 대회 4경기 연속골을 넣어 득점 1위(5골)에 올라 있다.

게다가 2년 전 독일을 꺾을 때 멤버였던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 등 최강의 미드필더들과 호안 캅데빌라(비야 레알), 카를레스 푸욜(바르셀로나),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가 주축인 든든한 포백 수비진,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 등도 그대로 버티고 있다.

독일 대표팀에도 이번 대회에서 4골을 넣은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루카스 포돌스키(쾰른), 중원 사령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주장인 왼쪽 풀백 필립 람(이상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수 페어 메르테사커(베르더 브레멘) 등 유로2008 준우승 멤버들이 대부분 남아 설욕을 벼르고 있다.

게다가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제롬 보아텡(함부르크), 메수트 외질(베르더 브레멘) 등 개인기가 빼어난 20대 초반의 신예들까지 가세했다.

16강에서 잉글랜드(4-1 승), 8강에서 아르헨티나(4-0 승)를 잇달아 대파해 사기도 하늘을 찌를 듯하다.

독일-스페인 경기의 승자는 우루과이-네덜란드 경기에서 이긴 팀과 대회 우승을 다툰다.

미리 보는 결승이라 할만한 독일-스페인 경기에서 과연 누가 웃게 될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