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성·상주 13개로 `최고`… 대구·포항·경주는 11곳

우리나라 전통주, 막걸리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다. `막 거른` 술이란 말에서 파생했다는 설이 유력하며, 통일신라시대 때부터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의 민가로 퍼져 나가 지금의 형태를 이뤘다. 우리나라 막걸리의 종류는 그 시대 존재했던 모든 민가의 숫자만큼 다양했다고 보는 편이 옳다. 각 집안의 장맛이 다른 것처럼 막걸리 또한 그 집안의 전통과 역사가 맛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이후 일본강점기 금주법과 주조법의 시행으로 지역별 막걸리 제조비법은 대부분이 사라졌다. 또, 6·25 전쟁 이후 경제개발을 겪어오면서 우리나라 막걸리 시장은 상당한 제약과 함께 대형주조장을 중심으로 일원화의 길을 걷게 된다. 이처럼 비교적 단순화된 막걸리의 맛은, 현대에 들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색을 입고, 각 지역 특산물과 만나 보다 다양한 맛으로 진화해가는 것이다. <편집자 주>

① 우리 쌀과 우리 막걸리, 상생의 경제학

② 막걸리, 이름값을 높이다

③ 민족 전통의 술, 막걸리

④ 넓은 시장을 노려라

대구지방국세청에 등록된 대구·경북지역 막걸리 양조업체는 총 141개.

안동·의성·상주가 13개로 가장 많으며, 이어 대구·포항·경주 11개, 영천 9개, 문경 8개, 김천·청송 6개, 칠곡·봉화·예천 5개, 영덕·청도 4개, 영주·구미·군위 3개, 영양·성주·경산 2개, 울진·고령 1개 순이다.

쌀과 물, 그리고 시간의 배합으로 완성되는 막걸리의 특성상, 대구·경북지역에만 141가지 맛의 막걸리가 존재하는 셈이다.

그러나 단맛과 쓴맛, 시큼한 맛, 구수한 맛 등으로만 대표되는 기존 막걸리의 맛으로는 요즘 젊은 사람들과 세계인의 입맛을 단박에 사로잡기 어렵다.

이를 위해 막걸리업체들은 지역 특산물이나 주변 환경을 이용하는 등 나름의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다.

△문경 오미자

현대적 막걸리의 시초라면, 당연히 문경의 오미자 막걸리가 그 시초로 꼽힌다.

오미자를 첨가해 연분홍빛이 도는 막걸리는 `와인 막걸리`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문경시는 오미자 막걸리의 유행에 맞춰 올해 4억5천만원을 들여 생산시설을 2배로 증설할 계획이다.

△포항 우뭇가사리

포항시는 포스텍, 포항테크노파크와 손잡고 우뭇가사리를 첨가한 새로운 막걸리, `영일만 친구`를 개발했다.

기존 막걸리보다 맛이 부드럽고, 무엇보다 시원한 맛을 한층 드높인 것이 특징인 술이다.

미생물을 이용한 효소 분해 방식 등으로 제조됐으며, 우뭇가사리가 쌀 찌꺼기의 뭉침을 막아줘 텁텁한 맛도 많이 사라졌다.

△청도 감·배

청도군은 최근 경남 진해에 있는 막걸리 생산업체 `일송주조`를 유치했다.

㈜진로와 제휴해 생산량 전부를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일송주조의 힘을 빌려 청도 막걸리의 세계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특히, 청도 특산물인 감, 대추, 배 등을 이용한 다양한 막걸리 개발이 기대된다.

△청송 대추

청송의 대추막걸리는 이미 일본 수출길을 개척하고, 해외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청송에서 대추를 재배하던 `구암농산`은 최근 대추로 막걸리와 와인을 생산했다.

이 대추막걸리는 한국무역협회의 도움을 받아 지난 3월 첫 일본 수출길에 올랐으며, `New Exporters 300지원(수출초보업체 지원사업)`사업에 따라 국가적 차원에서 해외시장 판로를 모색하게 된다.

△성주 가야산 물

성주의 막걸리는 100% 가야산 물로 빚어진다. 그만큼 잡스런 맛이 없고, 고풍스러운 맛이 장점이다.

기존 막걸리와의 차별성을 위해 2배 정도 알코올 도수를 높인 `반배주`도 애주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알코올 도수가 높기 때문에 보관성도 여타 막걸리들보다 높아, 별다른 보관 약품 처리 없이도 서울 등 전국 각지에 공급되고 있다.

/신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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