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내 예술적 감성을 현대의 붓으로 그린 빛그림이다”

사진작가 배병우는 종종 `사진은 곧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곧, 사진작가는 해가 뜨고 지는 과정을 완전히 이해해 빛을 장악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태양이라는 광원을 잘 관찰하고 파악함으로써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세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의미이리라.

그가 펴낸 `빛으로 그린 그림`(컬처북스 펴냄)은 누구보다 빛을 잘 이해하는 사진작가 배병우가 스스로 `햇빛 노동자`라 칭하며 작업해 온 결과물들을 집대성해 보여 준다. 아울러 오랜 세월 사진을 찍어 오며 쌓아 온 그만의 사진 철학과 작가로서의 고민들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책에는 작가를 유명하게 만든 소나무 사진은 물론 20대 시절 찍었던 마라도 사진과 바다사진, 프로젝트 형식으로 작업한 종묘와 창덕궁, 스페인의 알람브라궁, 타히티 사진 등 1982년 첫 개인전 이후 그간 해 온 다양한 작업이 수록됐다.

각각의 작업에 대한 작가의 설명과 배병우 사진에 대한 국내외 평론가들의 평론도 함께 수록됐다.

사십 년 넘게 사진에 미쳐서 빛과 바람 속에서 떠돌았다는 그의 고백 이면에는, 마음 놓고 작품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와 응원을 보내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이 짙게 배어난다.

작가는 “일반 사진애호가들에게 내 작품을 소개하는 단행본으로는 첫 책인 셈”이라며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새기며 정리해 보는 것은 앞으로 남은 불씨를 잘 거두고 보살피기 위해서이며 시칠리아에서 마주친 에트나 화산처럼 다시 불을 뿜어내는 청춘으로 돌아가지는 못할지라도 잉걸불처럼 열정을 간직하며 작업을 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윤희정기자.

배병우 `빛으로 그린 그림` 컬처북스 刊, 4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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