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대장암·직장암의 출혈이
빈혈 생기게 하는 경우도 있어
빈혈 보다 원인 찾아 치료해야

많은 환자들이 어지럼증이 있으면 빈혈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빈혈이란 무슨 병이며 어떤 증상이 있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빈혈은 한자로 `貧血` 이라고 한다. 피가 부족하다는 뜻이지만 의학에서는 피 전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일은 혈액 내 적혈구가 담당하고 있으므로 적혈구 내의 혈색소 (헤모글로빈)를 기준으로 빈혈을 진단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남자 성인의 경우 혈색소 농도가 13g/dL, 여자 성인의 경우 12g/dL, 6~16세 사이의 청소년은 12g/dL, 6개월에서 6세 미만의 소아는 11g/dL, 임산부는 11g/dL 미만인 경우를 빈혈로 정의한다. 그래서 우리가 빈혈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해서 헤모글로빈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헤모글로빈은 우리 몸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족하면 몸에 산소가 부족하게 된다. 때문에 쉽게 피곤을 느끼고 무기력하고 입맛도 없는 것이다. 산소를 운반해야 할 피가 부족하기 때문에 심장이 무리를 하게 돼 가슴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심장 기능이 나빠지기도 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창백해 보이고 얼굴이 노랗게 보이기도 한다.

눈의 결막 상태로도 빈혈 여부를 비교적 잘 알 수 있다. 결막에는 혈관이 많아 붉게 보이는데 빈혈이 있으면 창백하다. 어떤 환자는 입 주위가 헐기도 하고 입이 아프기도 하며 손톱이 얇아지기도 한다.

빈혈 원인 중 가장 흔한 `철 결핍성 빈혈`은 몸에 철분이 부족해서 생긴다.

우리나라 10대 여성의 50% 정도에서 생길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주로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철분섭취가 부족할 때, 그리고 철분요구량이 많은 임산부들이 많이 생긴다. 철 결핍성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서 필요한 성인의 하루 철 섭위권장량은 남자 10mg, 여자 14mg이며 철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은 간, 굴, 달걀노른자, 살코기, 조개 등 이다. 철분 섭취 시 비타민 C를 같이 섭취하면 흡수가 잘된다. 이런 음식만 잘 먹어도 철 결핍성 빈혈은 예방이 가능하지만 빈혈이 생기고 나면 음식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철분제를 복용해서 치료해야 한다.

철 결핍성 빈혈이 흔한 빈혈이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철분이 부족하게 된 원인을 밝혀야 한다.

특히 폐경기 여성이나 청소년기가 지난 남자에게서 생긴 경우다. 이런 경우 위암이나 대장암, 직장암 같은 암에서의 출혈이 빈혈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빈혈 원인을 찾다가 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있다. 때문에 대변 잠혈 검사나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같은 검사가 필요하다.

이외에 비타민 B12나 엽산이 부족해서 생기는 거대적아구성빈혈, 골수에서 생성이 안 되는 재생불량성빈혈, 몸속에서 피가 부서지는 용혈성 빈혈 등 여러 가지 원인의 빈혈이 있기 때문에 각각의 원인에 맞게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 세계 인구의 30% 정도가 빈혈을 가지고 있다. 성장기에는 남녀 모두 30-40%, 임산부들은 30-80% 정도가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인 빈혈이지만 단순한 영양결핍이 아니라 위암, 대장암 또는 백혈병 같은 심각한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빈혈 그 자체보다 그 뒤에 숨어 있는 다른 질병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며 빈혈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