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 26일 남미강호 우루과이 상대 8강행 티켓 도전

`우루과이를 꺾어 20년 전 패배를 대신 설욕하겠다`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태극전사들이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8강행 티켓을 타진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오후 11시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A조 1위를 차지한 우루과이와 16강 대결을 벌인다.

8강 길목에서 맞붙는 우루과이는 자국에서 열렸던 원년 1930년 대회와 1950년 브라질 대회를 제패했던 남미의 강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조별리그 탈락 부진을 겪었던 우루과이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지역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8년 만에 본선 무대에 얼굴을 내밀었다.

우루과이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이번 대회 16강 진출에 성공해 그 이상의 성적 기대에 부풀어 있다.

1954년 스위스 대회 이후 56년 만에 처음으로 원정 16강 꿈을 이룬 한국도 우루과이를 제물 삼아 내친김에 8강, 4강까지 올라가겠다는 기세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16강 상대였던 이탈리아를 무너뜨리고 8강에 올랐던 기분 좋은 추억이 남아 있다.

허정무 감독도 16강 진출 확정 후 “단판 승부기 때문에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16강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지만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 더 큰 목표를 이루겠다”며 우루과이를 잡고 8강에 오르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대결했던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오프사이드로 의심되는 다니엘 폰세카의 헤딩골로 0-1로 져 3전 전패로 쓸쓸하게 귀국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허정무(55) 감독은 당시 한국 대표팀 트레이너였고 우루과이 사령탑인 오스카르 타바레스(63)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20년 만의 리턴매치인 셈이다.

남아공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5위로 밀려 플레이오프를 거쳐 북중미의 코스타리카를 따돌리고 본선 진출권을 얻은 우루과이는 한국과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 4전 전승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16위로 한국(47위)보다 31계단이나 높다.

우루과이의 골문을 열 해결사는 간판 골잡이 박주영(AS모나코)이다. 박주영은 이번 대회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통쾌한 프리킥 골을 넣어 `월드컵 불운`을 날려 자신감에 차 있다. 프리킥 전담 키커로 나서는 건 물론 `왼발 달인` 염기훈(수원)과 4-4-2 전형의 투톱 파트너로 우루과이의 골문을 겨냥한다.

좌우 날개는 변함없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이 맡고 중앙 미드필더 듀오는 김정우(광주 상무)-기성용(셀틱)이 호흡을 맞춘다. 포백 수비라인의 주축인 중앙수비는 조용형(제주)과 이정수(가시마)가 맡는다. 왼쪽 풀백은 이영표(알 힐랄)가 낙점을 받았지만 오른쪽 풀백은 허정무 감독이 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 오범석(울산)을 놓고 고민 중이다. 오범석은 개인기가 좋은 남미 선수들에게 적합하지만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많이 뚫렸고 차두리는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서 수비 실책을 했다. 골키퍼 장갑은 주전 수문장 자리를 꿰찬 정성룡이 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