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동변상련이었다. `터프가이` 김남일(33·톰 톰스크)이 먼저 `쓴맛`을 봤던 대표팀 후배 박주영(25·모나코)의 진심 어린 위로에 처졌던 어깨를 겨우 펼 수 있었다.

23일(한국시간) 새벽 더반에서 치러진 나이지리아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김남일은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다.

2-1로 이기고 있던 후반 19분 수비 강화를 위해 염기훈(수원)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선 김남일은 투입된 지 4분 만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나이지리아의 치네두 오크부케 오바시(호펜하임)에게 볼을 뺏기고 나서 곧바로 볼을 뺏으려다가 페널티킥을 내줬다.

수비 강화를 목적으로 내보낸 선수가 오히려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반칙을 해버리자 벤치의 분위기도 일순간에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야쿠부 아예그베니(에버턴)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한국은 순식간에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를 맞았지만 그나마 끝내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으면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을 통과하던 김남일의 표정은 썩 밝지만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