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이 중남미의 온두라스를 제물삼아 뒤늦게 발진했다.

유로2008 챔피언 스페인은 22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간판 스트라이커 다비드 비야(발렌시아)가 혼자 2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스위스에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스페인은 이로써 승점 3을 확보, 26일 열리는 칠레와 3차전에서 16강 진출 티켓과 함께 조 선두까지 노리게 됐다.

그러나 1982년 스페인 대회에 이어 18년만에 두번째 월드컵 본선에 나선 온두라스는 일찌감치 2패를 당해 16강 진출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

유럽 E조 예선을 10전 전승으로 통과했던 스페인은 한 수 아래로 평가된 온두라스를 상대로 90분내내 그라운드를 지배했지만 골은 생각만큼 터지지 않았다.

초반부터 온두라스를 압박한 스페인은 전반 8분 비야가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왔고 3분 뒤 프리킥 찬스에서는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가 헤딩슛을 날렸으나 골문을 빗나갔다.

갈증에 허덕이던 스페인은 전반 17분 비야가 화려한 단독 플레이로 마침내 상대 골문을 열었다.

온두라스 진영 오른쪽 터치라인쪽에서 공을 잡은 비야는 절묘한 개인기로 수비수 2명을 뚫고 페널티지역으로 돌파했고 문전을 지키던 최종 수비수마저 제치고 미끄러지듯 슛을 날려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았다.

우승후보로 평가된 스페인이 2경기만에 처음 뽑은 득점이었으며 `아름다운 축구`를 지향하는 팀답게 예술적인 골이었다.

계속해서 온두라스 문전을 공략하던 스페인은 33분 라모스의 크로스에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가 헤딩슛을 날렸으나 원바운드로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그라운드의 주도권을 장악한 스페인은 후반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대량 득점을 노렸다.

후반 6번 헤수스 나바스(세비야)가 우측에서 땅볼 크로스를 깔아주자 비야가 정면에서 때린 슛이 온두라스 수비수의 다리를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2-0으로 앞선 후반 15분에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던 나바스가 수비수 발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비야가 골문 바깥쪽으로 실축해 스페인의 3번째 골을 놓치며 자신의 해트트릭 기회마저 날려버렸다.

수세에 몰리던 온두라스는 후반 20분 모처럼 반격에 나서 다비드 수아소(제노아)가 왼발슛을 날렸으나 골문을 빗나갔다.

16강을 장담할 수 없는 스페인은 골득실을 따질 경우에 대비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지만 더이상 온두라스 골문을 열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