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약속의 땅` 더반 입성 23일 나이지리아전 대비

`이제 결전의 시간만 남았다. 56년 만의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겠다`태극전사들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의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룰 `결전의 땅`인 더반에 도착했다.

선수들은 20일(한국시간)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전세기를 이용해 1시간 30분여의 비행 끝에 더반 국제공항에 내렸다. 오는 23일 오전 3시30분 더반 스타디움에서 16강 진출 운명을 결정하는 나이지리아와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를 태극전사들은 피곤한 기색 없이 `오직 승리`를 다짐하며 숙소인 프레테아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풀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출전 이후 56년 만에 처음으로 원정 16강이라는 한국 축구사가 새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 더반은 아프리카 최대의 무역항이자 고층 빌딩이 즐비한 상업 도시인데, 한국과도 기분 좋은 인연을 갖고 있다.

복싱 스타 홍수환씨가 `4전5기 신화`를 쓰기 전인 1974년 7월4일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타이틀매치에서 아놀드 테일러를 꺾고 세계 챔피언이 된 곳이 바로 더반이다. 당시 경기 후 홍 씨가 어머니와 국제 전화에서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하자 홍 씨의 어머니가 “대한 국민 만세다!”라고 말해 더욱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현재 1승1패로 B조 2위에 오른 한국 대표팀은 여러 경우의 수가 있지만 무조건 나이지리아를 꺾고 16강 진출을 이뤄낸다는 각오뿐이다.

대표팀의 행정팀장과 조리장은 이미 19일 더반으로 들어와 선수단을 맞을 채비를 했다. 선수들은 늦은 점심을 먹고 나서 팀 훈련장으로 배정받은 프린세스 파고고 스타디움에서 첫 담금질을 했다.

나이지리아와 최종 3차전이 저녁 시간대에 열리는 것을 고려해 킥오프 시간과 맞춰 훈련 시간도 조정했다.

아르헨티나아와 2차전을 해발 1천753m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치렀던 선수들은 더반의 해발 고도가 0m인 저지대이기 때문에 고도 변화에 따른 신체 변화와 낮 기온이 26-28℃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도 적응해야 한다.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는 해발이 1천233m로 높았고 낮 기온은 10℃ 안팎으로 쌀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