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용상동 정경수 씨

한 시민이 맨손으로 남녀 2인조 택시강도를 붙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안동시 용상동 정경수(33·사진)씨.

16일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4시. 평소보다 귀가 시간이 늦은 정씨는 안동의 한 실업 고교 후문 방향으로 지나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신음하는 택시기사 K씨(66)를 발견했다.

순간적으로 택시강도 소행임을 직감한 정씨는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 경찰에 신고를 부탁한 후 의식을 차린 택시기사의 진술을 토대로 강도들의 도주방향을 잡기 위해 전력 질주했다.

새벽길 쓰러진 기사 발견후, 남녀강도 끝까지 추격 제압

“시민으로서 당연히 한 일”

한참을 달리다 100여m 앞에서 자신을 보고 달아나는 남녀를 발견했다. 정씨는 순간 `설마 저들이 강도?`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급히 달아나는 것이 수상해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거리가 간발에 차이로 좁아지자 다급해진 강도 일행은 낙동강 둔치를 넘어 습지지역으로 뛰어들었다.

정씨도 곧바로 이들을 따라 습지로 몸을 던졌고 거리가 점점 좁혀지자 강도 용의자 중 A씨가 허리춤에 지니고 있던 흉기를 꺼내 위협했지만 오히려 정씨에게 제압 당해 출동한 경찰에게 신병이 넘겨졌다. 정씨는 `전광석화`처럼 재빠른 행동으로 사건 발생 불과 10여 분만에 범인 검거해 주의를 놀라게 하고 있다.

금품을 빼앗기 위해 할아버지뻘 되는 택시기사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난 용의자는 A씨(24)와 B양(18).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동거하는 사이로 최근 생활이 궁핍해지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으며 경찰은 강도상해혐의로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는 “그 당시 상황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바로 행동에 옮겼을 것”이라며 “시민으로서 당연히 한 일을 주위에서 너무 과분하게 평가해 부담된다”고 겸손해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정씨는 평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의협심이 어느 누구보다도 강한 요즘 보기 드문 젊은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편, 안종익 안동경찰서장은 정씨의 공로를 높이 치하하고 17일 포상금과 함께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안동/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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