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제2의 조두순` 사건이 발생한 이후 각종 성범죄 대책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서울 도심에서 여중생이 50대 남자한테 끌려가 성추행당한 사실이 14일 알려졌다.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2시께 김모(51)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중구의 한 주택가 골목을 지나다가 집앞에서 강아지와 함께 놀던 A(13·여)양을 보고 돌진해 강아지가 놀라 달아나게 하고선 “달아난 강아지를 찾아주겠다”고 꾀어 A양을 오토바이 뒷좌석에 태웠다.

A양을 태운 김씨는 이태원과 금호동, 옥수역 등 서울 시내를 10여km 돌아다녔다. 경찰은 김씨가 성추행 또는 성폭행 의도를 갖고 범행 장소를 물색하려고 돌아다닌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20여 분간 주행 끝에 옥수동 동호대교 아래에 도착해서는 A양의 몸을 만지고 쓰다듬는 등 강제추행했다.

A양은 기지를 발휘해 성폭행 위기를 모면했다. 친절했던 김씨가 `짐승`으로 돌변한 것을 직감한 A양은 휴대전화로 도움을 요청한 끝에 위기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A양은 “화장실이 급하다”며 김씨의 감시에서 잠시 벗어난 사이 `이상한 아저씨가 한강에 데리고 왔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아버지에게 보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A양의 위치가 동호대교 주변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현장 주변에 경력을 긴급 배치해 탐문 수색을 벌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는 김씨를 발견, 추격 끝에 붙잡아 추행유인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동종 전과는 없었지만 도로교통법 위반과 폭력 등 사안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은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