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미국에 0-1로 졌던 아픔을 60년 만에 되갚으려던 잉글랜드의 설욕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잉글랜드와 미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의 로열 바포켕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1950년 브라질 대회에서 미국이 당대 최강으로 군림하던 잉글랜드를 1-0으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킨 이후 월드컵 본선에서 60년 만에 다시 만난 두 나라는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A매치 상대 전적에서는 여전히 잉글랜드가 7승1무2패로 앞서 있으나 월드컵 본선에서는 미국이 1승1무로 우세를 지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인 잉글랜드가 14위 미국에 비해 근소한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잉글랜드 골키퍼 로버트 그린(웨스트햄)의 결정적인 실책 하나가 경기 흐름을 뒤바꿨다.

잉글랜드는 전반 4분에 스티븐 제라드(리버풀)의 선제골을 넣으며 60년 만에 설욕에 나서는듯했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밀 헤스키(애스턴빌라)에게 내준 공을 헤스키가 상대 문전으로 쇄도하던 제라드에게 연결하며 득점 기회를 잡았다.

공을 이어받은 제라드는 그대로 오른발로 툭 미는 듯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잉글랜드는 전반 19분에도 애런 레넌이 미국 골키퍼 팀 하워드와 일대일로 맞서는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슛 대신 옆으로 패스하다가 공격 기회를 놓쳤다.

동점골이 나온 것은 전반 40분이었다. 클린트 뎀프시(풀럼)가 페널티 지역 밖에서 시도한 왼발 중거리슛은 강하긴 했지만 잉글랜드 골키퍼 그린의 정면으로 향해 무위로 그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다소 불안한 자세로 공을 잡으려던 그린이 공을 뒤로 흘리며 그대로 동점골로 둔갑했다. 화들짝 놀란 그린이 부랴부랴 몸을 날려 공이 골라인을 넘기 전에 다시 잡으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1-1로 전반을 마친 두 팀은 후반에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끝내 서로 추가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