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이글스` 의 또 다른 날개인 골키퍼 빈센트 에니에아마(28·하포엘 텔아비브)가 신기에 가까운 원맨쇼를 펼치면서 23일 새벽 3시30분(한국시간) 나이지리아와 B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를 한국 대표팀이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13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2010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회 B조 예선 1차전 경기에서 에니에아마는 아르헨티나의 파상공세를 몸을 날려 여러 차례 막아내 `이 경기의 선수`(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아르헨티나의 1-0 승리로 끝난 경기에서 패한 팀의 선수가 `맨 오브 더 매치`로 뽑히기는 이례적으로 그만큼 에니에아마의 선방이 얼마나 눈부셨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날 잉글랜드와 미국의 C조 경기에서 잉글랜드 골키퍼 로버트 그린(20·웨스트햄)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러 잉글랜드가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치면서 에니에아마의 활약상은 더욱 빛났다.

에니에아마는 이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시티) 등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 공격진을 맞아 6차례나 선방을 펼쳤고 특히 `왼발의 달인` 메시가 감각적으로 감아 찬 슈팅을 네 차례나 막아냈다.

한편 13일 새벽(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루스텐버그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잉글랜드-미국전을 지켜보던 잉글랜드 팬들은 골키퍼 로버트 그린이 어이없는 실책으로 동점골을 허용하자 `골키퍼 악몽`의 재현에 탄식을 금치 못했다.

이번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살리겠다고 별렀던 잉글랜드에게는 결정적인 순간 골키퍼의 실책성 플레이로 패배하거나 다 이긴 경기를 놓친다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2002 한일월드컵의 베테랑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 2006 독일 대회의 데이비드 제임스, 유로 2008 예선 탈락의 주역(?)이 된 폴 로빈슨과 스콧 카슨 등이 그 주인공들.

이날 그린의 실책도 그간의 악몽에 손색이 없었다. 그린은 전반 40분 클린트 뎀프시(풀럼)가 페널티지역 밖에서 시도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잘 받아내는 듯했으나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골문 안으로 흘려보내는 바람에 동점골을 허락하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