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콘`의 `사이보그지만…` 등으로 인기

개그맨들은 저마다 웃기는 방식이 다르다.

`수다맨` 강성범이 쉴새 없이 쏟아내는 말솜씨를 보여줬다면 `개그콘서트`의 박휘순은 비굴하게 당하는 캐릭터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성대모사로 재미를 주기도 하고 간혹은 생김새 자체만으로 과감하게 개그를 풀어내는 개그맨도 있다.

다양한 방식과 캐릭터로 웃음을 주는 개그맨들 사이에서 `개그콘서트`의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 `꼴통28호`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정명훈(31·사진)이 주고 있는 웃음의 코드는 지금껏 단 한차례도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이다. 바로 `대사 없음`이 주는 굴욕의 유머다.

`주먹이 운다`에서 마이크 없이 등장해 “명훈이 들어가”를 듣는 수모를 겪었고 `풀 옵션`에서는 타이즈를 입고 나와 무생물 연기를 펼쳤던 그는 이 코너에서는 `예` 밖에 모르는 아날로그형 로봇으로 출연한다. 할줄 아는 말이 `예`밖에 없으니 줄 수 있는 웃음에 한계가 있지 않느냐고? 모르는 말씀이다.

같은 `예`라는 말에도 다양한 뉘앙스가 있고, 각 뉘앙스에는 각각 다른 표정이 섞여 있으니 한 글자로 줄 수 있는 웃음의 폭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