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쇄신을 추진하는 초선의원 모임`이 만든 연판장을 놓고 대구와 경북 의원들이 고민에 빠졌다.

`연판장의 내용을 따르자니 친이계에 치이고, 연판장을 거부하자니 친박계에 치인다`는 딜레마에 빠진 것.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은 당·정·청의 조속한 전면개편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렸으며 이들은 여기에 서명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쇄신 추진체`를 발족키로 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해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식 의원과 구상찬, 정태근, 박영아, 김학용 의원 등 5명이 주도한 연판장에서 이들은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한나라당과 청와대, 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인다”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불철저함과 무기력을 반성하고 당 쇄신,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앞장설 것을 굳게 결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수정 및 여야 대화정치 복원 ◆세종시와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 요구 수렴 ◆전당대회를 통한 새로운 리더십 창출 ◆당내 화합을 위한 계파 활동 중지 ◆친서민 정책 개발 등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또 청와대를 향해 참모진 개편을 통한 민심 수습 및 국정운영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을 요구했다.

연판장에 서명한 초선의원들은 11일 오전 모임을 갖고 당 쇄신을 위한 초선의원들 모임을 공식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세종시와 4대강 사업에 관한 부분과 청와대 쇄신에 대한 지적이다. 대구를 중심으로 하는 친박의원들은 적극적 찬성이 가능한 반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북의 친이계는 쉽사리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원진, 배영식 의원 등 대구지역 초선의원들은 모두 연판장에 서명을 했으며 경북지역의 친박계로 분류된 성윤환 의원과 정해걸 의원도 연판장에 서명을 마쳤다.

반면, 경북지역에서 친이계로 분류되는 이철우, 강석호 의원은 연판장에 서명을 하지 않았으며, 중립성향의 김광림, 이한성 의원 등은 지역 행사 관계로 서울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판장에 서명을 한 의원도, 서명을 하지 않은 의원도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역력한 모습이다. 연판장의 내용에 친이계에서 주장하던 부분과 친박계에서 주장하던 부분이 섞이면서 `대놓고 찬성할 수도, 또는 반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

연판장에 서명을 마친 조원진 의원은 “서명을 했지만, 연판장의 문구를 바꿨다”며 “내용 중에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라는 부분을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라고 바꾸어 서명을 마쳤다”고 밝혔다.

아직 서명을 하지 않은 강석호 의원은 “출장 중이라 연판장을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내용은 들어서 알고 있다”면서도 “이미 많은 부분에서 이야기가 되었고 또, 당에 반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집단행동으로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철우 의원 측은 “일부는 찬성할 수 있지만, 일부는 찬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세종시와 4대강 문제는 서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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