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 정당은 없었다.

한나라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세 때문에 `텃밭`으로 여겨져 온 대구·경북지역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 정서가 맥을 추지 못했다.

3일 중앙선관위 공식집계에 따르면 대구 8개, 경북 23개 등 모두 31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대구 6개, 경북 16개 지역에서만 당선됐고, 나머지는 무소속 8명, 미래연합 1명이 승리했다. 대구에서는 서구와 달성군에서 무소속 후보가, 경북에선 문경·영주·경산시와 칠곡·영양·울진군에서 무소속 후보가 각각 당선됐고, 상주시에서는 TK지역내 유일한 야권 기초단체장이 당선됐다.

특히 경북지역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경우는 한나라당 정서보다 현직 프리미엄의 영향력이 더 앞섰다는 분석이 많다. 문경·영주·경산·영양 등 4곳에서 현직 단체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기 때문이다.

문경시장으로 당선된 무소속 신현국 후보는 공천과정에서 지역구 의원인 이한성 의원과 갈등을 빚으면서 동정여론이 쏠려 한나라당 후보를 더블 스코어 가까운 표차로 이겼다.

영주시장으로 당선된 무소속 김주영 후보와 경산시장으로 당선된 무소속 최병국 후보 역시 각각 지역구 의원인 장윤석 의원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의 불화로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 출마해 당선된 경우다.

영양군의 경우는 권영택 군수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다가 개인 비리혐의가 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공개되면서 한나라당 공천이 취소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케이스다.

이밖에 칠곡군과 울진군에서도 무소속 장세호 후보와 임광원 후보가 각각 현직단체장인 무소속 배상도 후보와한나라당 김용수 후보에 맞서 승리를 거둬 경북지역 무소속 바람에 일조했다.

다만 상주에서는 미래연합 성백영 후보가 후보 단일화여세를 몰아 한나라당 이정백 후보를 335표(0.6%포인트)라는 근소한 표차로 이겨 TK지역 유일한 야권 기초단체장이란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 최대 이변은 대구 달성군 선거에서 나왔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벌였지만 무소속 김문오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

지역정치권에서는 이같은 무소속 기초단체장의 약진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들이 한나라당 정서를 앞세워 현직 단체장들을 배제하고,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무리한 공천을 감행한 결과”라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란 등식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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