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꾼을 뽑는 투표에는 남녀노소, 외국인이 따로 없었다. 소중한 주권행사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려는 대구·경북지역 유권자들은 2일 이른 아침부터 가족과 친지의 손을 맞잡고 투표장을 찾아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이 화합하고 번영하길 소망했다. <편집자 주>

독도주민 김성도씨 “나도 한표”

○…`민족의 섬` 독도리장 김성도(70·울릉읍 도동리 20-2번지)씨는 2일 오전 6시40분께 울릉초등학교 급식소에 마련된 울릉군 제1투표소에서 주권행사.

김씨는 “누가 독도를 가꾸고,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며 일본영토주권 훼손에 잘 대응하고 지킬 적임자인지 꼼꼼히 생각해 투표했으며 손자들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펼 후보자에서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부인 김신열(73)씨는 남편 김씨가 투표를 마치고 귀가한 후 이날 오전 9시께 주소지인 도동리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으며 울릉도 부속도서 중 가장 큰 섬으로 본 섬에서 1.5km 떨어져 있는 죽도 주민 김유곤(41·울릉읍 저동리 산 1-1죽도) 씨도 낚시 배를 이용 무사히 투표.

장애유권자, 턱받이 걸려 낭패

○…칠곡의 한 투표소에는 장애인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장애유권자들이 불편을 호소.

1급 장애로 이날 휠체어를 타고 투표소를 찾은 김모(50)씨는 투표 후 입구 계단과 턱받이가 장애물로 걸려 당황. 쩔쩔매던 김씨를 본 투표참관원들의 도움으로 겨우 투표소를 빠져 나오기도.

김씨는 “4년 전 군수 선거에도 2년 전 국회의원 선거에도 턱받이를 없애 달라고 항의했는데 지금껏 그대로라며 장애인들은 날아다녀야 하느냐”라며 불평.

베트남 새댁, 설레는 첫 투표

○…베트남에 살다 지난 2005년 한국에 온 전티흐엉(30·칠곡군 왜관읍) 씨가 한국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

이날 남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그는 어눌한 한국말로 8명의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다소 복잡한 투표 때문인지 “참 복잡하고 어려워요. 그래도 기분 좋아요” 라며 흥분.

투표소에 소금 뿌리며 당선 기원

○…경북도 도의원 선거 영천시 제1선거구에 있는 투표소에 빠짐없이 소금이 뿌려져 있어 투표구 종사자들이 당황. 도의원에 출마한 최상수 후보가 절대 변하지 않는 소금과 같이 자신에 대한 지지도 변하지 않기를 기원하며 자정이 막 지난 2일 오전 1시께부터 선거구 21개 전 투표소를 일일이 돌며 소금을 뿌렸다는 것.

대구 최고령 권영섭 옹도 참여

○… 대구지역 최고령 유권자인 권영섭(106·중구 남산동) 할아버지는 이날 오전 9시20분께 아들, 며느리와 함께 중구 남산 2동 주민자치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

20세 때 투표권을 받은 뒤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투표에 참가했다는 권씨는 “이번 선거에 8명이나 뽑아야 해서 공부 많이 했어. 후보자 공약을 보고 또 보고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고 투표소에 왔어”라며 “투표를 하는 것도 우리가 지켜야 할 의무이며, 나라를 지키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투표일에 투표는 하지 않고 놀러 간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젊은이들이 좀 더 주인의식을 갖고 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 투표에 빠짐없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초 대구지역 최고령 유권자는 동구 지묘동에 주소를 둔 김상이(112) 할머니이지만 그는 건강이 악화돼 투표하지 못했다.

경북지역 최고령 유권자인 정대연(109·예천군 호명면)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얼마전 거소투표를 통해 투표.

하안거 수행 스님들도 참여

○…신라고찰 문경 대승사 대승선원에서 하안거(夏安居) 수행중인 스님들도 오전 7시 30께 산북면 소재 산북초등학교에 설치된 산북면 투표소에서 투표. 하안거 수행기간에 스님들이 투표장을 찾은 것은 이례적인 일.

운문사 비구니승 `대출동`

○…청도 운문사 승가대학교 운문사 비구니승 160여 명이 2일 오전 9시30분 부터 운문면 제2투표소(방지초등학교 문명분교)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

이들은 운문사 승가대학 서틀버스를 이용해 50명씩 3회에 거쳐 “지역발전의 적임자를 선택했다”고 전언.

노인 부축, 부정투표로 오해

○…포항시 남구 연일읍에서는 때 아닌 부정투표 논란이 발생해 종사자들이 홍역.

선거종사자가 80대 노인을 부축해 기표소 안까지 따라 들어갔다가 부정방지를 위해 퇴출되는 해프닝이 연출된 것.

알고보니 선거종사자가 평소 봉사활동을 하던 할머니로서, 이날도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돕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 벌써 투표?” 이름기재 실수

○…포항시 남구 연일읍의 한 유권자의 경우 자신의 이름이 이미 투표를 한 것으로 기재돼 황당.

확인결과, `최분선`이란 이름이 `최복선`이란 이름과 혼동돼 발생한 실수.

원인모를 연기에 한때 긴장감

○…포항 남구지역 개표가 실시된 포항체육관에서는 오후 7시께 개표가 시작되자 마자 조명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연기가 발생해 타는 냄새가 나는 등 한때 개표소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10여분 동안 암흑천지를 연출하다 관계자들이 긴급 수리에 들어가 정상화.

기초의원 개표 늦어 애간장

○…경북도내 각 기초의원 선거 개표는 밤 10시30분이 넘어도 윤곽조차 나오지 않자 관계자들이 언론사 등에 문의전화를 하는 등 애간장.

당선 확정자들 느긋하게 자축

○…일찌감치 당선이 확정된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박승호 포항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는 밤 9시를 전후해 샴페인을 터트리기도.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다운

○…개표상황을 제때 확인할 수 없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도 사실상 다운돼 관계자들이 울상을 짖기도.

/선거특별취재반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