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누가복음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부자가 밭에서 많은 소출을 거뒀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생각하기를 내 소출을 쌓아둘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할까? 내 곳간을 헐고서 더 크게 짓고 내 곡식과 물건들을 다 거기에다가 쌓아 두리라. 그리고 나는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물건을 가졌으니 마음 놓고, 먹고 마시고 즐기리라. 그러나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했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오늘밤에 네 영혼을 네게서 도로 찾을 것이다. 그러면 네가 장만한 것들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돈이 많은 것은 행복의 조건 중에 상위를 차지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앞의 이야기에서 처럼 부자들은 천국에 들어가기가 바늘귀에 낙타가 들어가는 것 보다 어렵게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부자로서 12대 300년을 천국처럼 가꿔온 가문이 있다. 그 가문이 바로 경주 최부자집 인데, 부자로서 품위를 지키며 남을 도우며 살아간 후세에 계속 귀감이 되는 올바른 부자가문중 하나이다. 최부자집에 내려오는 다음 여섯 가지 교훈은 마음에 깊이 담아 둘만하다.
첫째,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마라. - 당쟁에 얽혀 가문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것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뜻이기도 하겠지만 지나친 권력에 대한 욕심이 결국 행복한 삶과는 멀어지게 만든다는 생각이 고인 교훈이다.
둘째, 재산은 만 석 이상 지니지 마라. - 욕심을 부리지 말고 사회에 환원하라는 뜻이겠지만 `세상은 심은 대로 거둔다`는 원리에 대한 깊은 깨우침을 엿볼 수 있다.
셋째,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 인정을 베풀어 적을 만들지 않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친구로 삼음으로써 도움을 받아라는 뜻이다.
넷째,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 - 가진 자로서 없는 자를 업신여기지 않고 착취하지 말아서 가진 자의 올바른 입지를 만들고 오랫동안 그 입지를 굳히게 하는 뜻이 있다.
다섯째, 며느리들은 시집온 후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 낭비하지 않고 검소, 절약하는 것은 부를 유지하는 기본 생활태도이다.
여섯째, 사방 백 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 네 번째의 내용과 유사하지만 더 깊고 넓은 뜻이 있다. 돈보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생명을 아끼는 이런 철학이야 말로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표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