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대학들이 2011년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대폭 확대할 방침을 정해 입학사정관제도가 우리나라 대학 입시의 새로운 입시전형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포스텍은 국내 대학 최초로 입학정원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를 모집한 데 이어 올해부터 제도 보완책 마련에 나서며 국내 대학 입시제도의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대 역시 최근 입학사정관제 확대 방침과 함께 입학사정관 전형의 선발 기준과 준비방법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데 이어 고려대는 `2010 입학사정관전형 백서`를 발간하는 등 올해 대학입시 최고 관심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포스텍

포스텍은 2010년 입시에서 300명 입학정원 전원을 입학사정관제에 의해 수학능력시험을 치르지 않고 2학기 수시모집을 통해 선발했다. 전형 요소의 비율에 따라 점수를 합산하고 그 점수에 따라 수험생들을 일렬로 세워 놓고 커트라인에 따라 합격자를 결정하는 기존의 성적 중심의 전형이 연구중심대학으로서 국내 과학기술계의 리더한 인재 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한 것. 이에 따라 지원자의 재능과 자질, 잠재력을 다면적으로 평가하고 종합적으로 심의해 합격자를 가려내는 입학사정관제를 전면 도입한 것.

포스텍의 입학사정관은 7명의 전임 입학사정관과 12명의 교수 입학사정관 등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입학사정관은 전직고교교장과 일선 고교에서 수학과목을 15년 이상 기르치면서 진학지도를 해 온 교사, 해외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친 통계 전문가, 대학원에서 상담심리를 전공한 심리전문가, 실무를 10년 이상 담당한 입시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원자들의 학생부와 사회활동, 자기소개서, 추천서, 수상실적 등의 서류전형을 통해 1차 선발한 뒤 면접과 전공시험 및 입학사정관들의 종합심의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다.

포스텍은 첫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장단점 분석을 통해 입학사정관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보완책을 마련중이다.

포스텍은 그동안 잠재력 개발과정과 입시카운슬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일선 고교와 학부모, 교육단체 인사 등으로 입학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입학전형에서 자문을 받을 계획이다. 또 과학고 교장 초청 간담회 정례화를 통한 입학사정관제 설명 및 학생들의 의견수렴, 일선 고교 진학부장 초청 워크숍, 고교방문 입학사정관제 설명회 및 개인상담 등의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스텍은 또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에서 시행중인 학생 입학사정관제 도입도 신중하게 검토중이다.

포스텍은 지난달 칼텍 입학처장 초청 입학사정관제 세미나를 개최해 재학생 입학사정관을 신입생 선발에 참여시키고 있는 칼텍의 입학사정관제도를 공부했다.

칼텍은 5명의 전임사정관과 14명의 교수사정관, 16명의 학생사정관을 두고 있다. 특히 재학생 입학사정관은 신입생의 원서 검토와 면점은 물론 최종 당락에도 참여한다.

졸업한 지 얼마 안 돼 고교 사정을 잘 아는 학부 2·3학년생들이 입학사정관으로 참여하면 전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학생 입학사정관들은 서류와 면접만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학교별 특성과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의 진정성 등을 금방 알아챌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원자들의 개인 신상정보 유출 등의 부작용도 있다.

포스텍 관계자는 “앞으로 칼텍을 방문해 시행방식 등을 벤치마킹한 뒤 장단점 분석 등을 거쳐 시행여부와 시기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서울대는 올해부터 대폭 확대되는 서울대 입학사정관 전형의 선발 기준과 준비 방법을 최근 공개 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지난달 27일 이북(e-book) `고등학교 학생과 선생님을 위한 서울대학교 입학사정관제 안내`를 만들어 입학안내 홈페이지(admission.snu.ac.kr)에 게시했다.

서울대가 입학사정관제를 2007년 처음 시행한 이래 전형의 세부 선발 기준과 절차, 학생과 교사의 구체적인 준비 방법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에는 사정관들이 학교생활기록부, 추천서, 자기소개서 등 제출 서류를 통해 학생의 어떤 부분을 평가하는 지와 5단계로 이뤄진 선발 절차가 상세히 소개돼 있다.

학업능력은 입학사정관 전형에 중요하지 않다거나 특정 분야에서만 뛰어나면 합격할 수 있다는 등 지원자들이 갖기 쉬운 오해를 풀어주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학교 현장에서 혼란을 겪지 않도록 `예비 서울대학생의 학교생활`이라는 코너를 통해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 학년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공부를 해야 하는 지와 교사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지 등의 설명도 있다.

책 중간 중간에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이 대학에 들어간 선배들의 도움말을 넣어 합격을 위한 본보기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대는 지난해까지 정원외 전형(331명 선발)에서만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했으나 2011학년도부터는 지역균형선발전형(753명 선발)까지 확대 시행, 전체 정원의 약 30%인 1천100여 명을 입학사정관제로 모집할 계획이다.

▲고려대

고려대는 국내 대학 최초로 입학사정관제 전 과정을 담은 백서를 발간했다.

고려대는 지난달 25일 입학사정관제의 안정적 정착과 실행 경험 및 자료의 공유를 위해 `고려대학교 2010 입학사정관전형 백서`를 발간했다. 이번 백서는 2007년 입학사정관제 실시 이후 국내 최초로 발간되는 것으로, 입학사정관제의 전 과정을 공개했다.

이번 백서는 503쪽 분량으로 구성됐으며, 가이드북과 선발 사례 동영상 자료 등이 포함된 CD-ROM(별책부록)도 수록됐다.

특히, 입학사정관전형의 취지와 평가영역, 평가기준, 평가방법 뿐만 아니라 선발 사례, 추천서 등 서류의 부적절한 사례 등 구체적인 정보가 담겨있다.

1일부터 일선 고등학교와 교육현장에 총 3000부가 보급될 예정이다.

2011학년도부터 국제학부·체육특기자전형을 제외한 수시 1, 2차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적용하며 전체 정원의 65%인 2천656명을 선발할 방침이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