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은 누구나 누리고 있는 것인 동시에 누구도 누리고 있다고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늘 행복의 어떤 표준을 확보하려고 해왔다. 가령, 못 배운 `한`을 학벌을 통해서 보상받고 행복해지려는 세대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다른 많은 사람들은 부와 명예 등을 통해 행복을 소유할 수 있다고 확고히 믿고 있다. 그리하여 사회가 경제적 성장을 이루고 다양하게 분화된 지금에 와서야 `행복`이 무척 다양하고 평범한 곳에서도 찾을 수 있는 관념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마도 인류가 주로 인간의 본성에 기초한 행복을 추구해왔고, 그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행복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휴머니스트 펴냄)은 `행복`이 인간의 본성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하고 있다. 행복에 대한 본능만이 아니라, 행복에 대한 지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역사학자·철학자·심리학자 등 11명의 저자들이 찾은 행복에 대한 문학적, 철학적, 종교적 탐구와 통찰이 담겨 있다. 세속적 쾌락과 열반의 행복(인도철학 행복론)에서부터 만족할 줄 아는 미덕(중국철학 행복론), 악한 쾌락, 선한 행복(고대그리스철학 행복론) 등 시대별, 지역별로 사람들을 지배했던 행복관을 들여다본다.

책은 ① 고대 인도의 니르바나와 미소 짓는 부처가 던진 행복의 메시지는? ② 베일 속에 가려진 수피의 행복 연금술은 어떤 것일까? ③ 성 프란체스코는 왜 `고딕 스마일`이 행복의 절정을 보여준다고 했을까? ④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고 만들고, 그들은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⑤ 행복의 추구에는 천지창조와 마찬가지로 악의 문제가 숨어 있는 것인가? 등 15개의 주요 테마를 탐험하면서 `행복에 대한 인간의 관념과 성찰의 흔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행복`이라는 주제를 담아낸 풍부한 도판과 일러스트, 그리고 순간순간 확인 가능한 여러 가지 도판 자료들이 독서의 맛을 풍부하고 다양하게 살려주고 있다.

이 책은 중세인들이 오히려 현대인들보다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한다.

중세인들이 모두 신의 존재와 성경의 천국관을 믿지는 않았겠지만 인간이 추구해야 할 목표가 있었고 인간을 그러한 목표로 인도해주는 손이 있다는 느낌이 중세인들에게 안도감을 줬을 것이며 이 안도감이 행복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

번역은 `로마인 이야기` `털 없는 원숭이` `화산도` `프랑스 중위의 여자` 등 250여 권을 우리말로 옮긴 전문번역가 김석희 씨가 맡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