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유세 등 항의 빗발… 단속규정 아예 없어

지방선거가 종반으로 치닫으면서 선거유세차량에 의한 소음공해와 교통혼잡이 가중되고 있어 지역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예천군 예천읍 최대 중심가인 천보당사거리, 풍양면사무소 앞 사거리, 용궁면사무소 앞 네거리 등에는 지난 24일 3명의 군수 후보 및 도·군의원 후보들의 선거 유세 차량이 뒤엉켜 큰 혼잡을 일으켰다.

특히 3명의 군수 후보들의 자리다툼은 더욱 치열해, 일부 후보자 진영에서는 선거 유세 차량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화물차를 주차시켜 놓고 타 후보자들의 선거유세 차량이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하는 등 자리다툼이 도를 넘고 있다. 이로 인해 인근 상설시장 및 지역 상인들은 2시간이 넘도록 장사에 막대한 지장을 입었다며 불만을 터뜨렸을 뿐 아니라 심각한 교통체증까지 일으키며 운전자들의 불평을 샀다.

또한 10여대의 선거 유세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각 후보 진영에서 틀어대는 선거 로고송으로 인해 이 일대 상가 및 주민들이 심각한 소음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곳에서 10여년째 청과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K모씨는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좋지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매번 선거때마다 소음공해는 물론 장사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어 투표조차 하기 싫다”며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이런 서민들의 심정을 알겠냐”고 볼멘 소리를 했다.

고령지역에서도 5일장이 열린 지난 24일 구 경찰서네거리에는 각 후보의 선거차량들이 진을 치면서 교통이 전면 마비됐다.

인구 3만5천명의 작은 도시에 출마자만 17명에 달하는 고령에서는 이날 운동원, 구경꾼, 유세차량 등이 몰려들면서 도시기능 자체를 마비시켰다. 확성기 소음공해도 심해 인근 상인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못할 정도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방선거 하루 전인 6월1일까지 오전 8시~오후 9시 사이엔 유세차량을 통한 선거운동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소리 크기에 대한 규제도 없는 실정이다.

예천·고령/정안진·김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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